"초등학생보다 못하다" 해설위원 작심발언, 참담한 육상 현실... "당분간 중계도 하지 말아야"

박건도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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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 중 윤여춘 육상 해설위원의 발언. /사진=KBS NEWS 유튜브 갈무리
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 중 윤여춘 육상 해설위원의 발언. /사진=KBS NEWS 유튜브 갈무리
해설위원조차 중계를 포기할 정도였다. 전국종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기록을 포기한 듯한 선수들의 황당한 경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가 지난 21일 경남 밀양에서 열렸다.


경기 초반부터 지지부진한 레이스가 펼쳐졌다. 참다못한 해설위원이 경기 시작 불과 1분 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마이크를 잡은 윤여춘 해설위원은 1분경 "페이스가 조깅도 아니고 워킹보다 조금 빠른 것 같다. 실망을 많이 주고 있다. 이게 대학육상선수의 현실이다. 이런 경기를 국민이나 관중에게 보여주는 건 육상인의 창피한 모습이다"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어 윤여춘 해설위원은 "시청하는 분도 분명 채널을 돌릴 것이다. 육상의 인기를 저하하는 경기력이다"라며 "당분간 대학부 장애물 경기는 중계방송을 하면 안 된다. 정말 속상하다. 자주 중계를 하는데, 초등학생도 이것보단 빠르게 달린다"라고 경기를 포기한 듯한 선수들의 태도에 분노했다.

심지어 선수들은 경기 중 서로 마주 보며 미소짓거나 대화하기도 했다. 윤여춘 해설위원은 현 경기 상황을 묻자 "이건 페이스를 조절하는 게 아니다"라며 "육상은 기록경기다. 우리나라에서 1등을 한다고 세계 대회를 가는 게 아니다. 세계 기준 기록에 들어야 한다. 이건 분명 육상 인기를 저하하는 경기다. 너무 속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중. /사진=대한육상연맹 유튜브 갈무리
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중. /사진=대한육상연맹 유튜브 갈무리
약 4분경부터 윤여춘 해설위원은 사실상 중계를 포기한 듯했다. 지지부진한 경기 내용에 해설위원은 "케냐와 우간다, 콩고 등이 장애물 달리기 강국"이라며 세계 육상 근황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경기 설명은 선두가 결승선에 통과할 때쯤이 돼서야 다시 시작됐다. 윤여춘 해설위원은 "한국 최고 기록은 8분대다"라며 "(이 경기는)9분도 아니고 10분이 넘어가는 기록이다. 대학생 1위가 10분이 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웃었다.

해설위원이 실소를 터트릴 만한 이례적인 기록이다. 이날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기록은 10분 16초 56에 불과했다. 2위는 10분 21초 32, 10분 30초 52가 뒤를 이었다. 결승전에 출전한 7명의 선수 중 두 명은 끝내 결승선까지 뛰지 않고 기권했다. 동 대회 남자 고등학교부에 출전한 선수의 1등 기록은 9분 40초 90이었다. 4위권까지 모두 10분 안에 들어왔다.

윤여춘 해설위원의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결승 비판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해당 경기를 뛰었다고 주장한 누리꾼은 "육상이 인기종목이 되었구나 몸소 느끼게 된다. 언제부터 관심들이 이렇게 많으셨다고 또 한 번 놀랍다"며 "선수들 입장은 생각해 보셨을까 궁금하다. 핑계면 핑계겠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왜 이딴 식으로 뛰었는지 궁금하면 직접 연락 달라"고 댓글을 남겼다. 현재는 해당 댓글이 삭제된 상태다.

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 중. /사진=대한육상연맹 유튜브 갈무리
제5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3000m 장애물 경기 중. /사진=대한육상연맹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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