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갓세븐 멤버 겸 배우 박진영이 '미지의 서울' 이호수로 인생 캐릭터를 쓰고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tvN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 유미지(박보영 분)-유미래(박보영 분)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지난달 29일 최종회 12회는 평균 8.4%, 최고 9.4%로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경신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웰메이드 작품성을 자랑한 가운데, 그 중심엔 박보영과의 케미를 안정적으로 이끈 박진영이 있었다. 박보영이 사실상 1인 4역에 가까운 '연기 차력쇼'를 펼쳤다면, 박진영 역시 변호사 이호수로 완벽 변신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크게 한 몫했다.
박진영은 극 중 이호수의 엘리트 면모뿐 아니라 청력을 잃은 상실감, 또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섬세히 표현하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더불어 박보영과 풋풋한 연인 관계를 넘나들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특히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이 작년 11월 현역으로 만기 전역 후 처음 촬영한 작품이다. 앞서 3월 종영한 채널A 드라마 '마녀'와 5월 30일 개봉한 '하이파이브'는 모두 박진영이 입대 전 찍었던 터.
이처럼 약 1년 6개월여 '군백기'(군대+공백기)가 있었음에도 불구, 박진영이 단박에 인생 캐릭터를 써 내려갔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박진영은 '하이파이브'에서의 악역 도전도 호평을 얻었다. 영화와 드라마, 여기에 올 초 갓세븐 완전체 활동까지 다방면으로 모두 장악한 광폭 행보로 202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박진영이다.
그야말로 최전성기를 활짝 열며, 박진영 스스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지의 서울'과 '하이파이브', 동시다발적으로 작품 두 개가 연달아 나왔는데 이건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보니까 너무너무 기뻐서 들뜨고 싶기도 했다. 근데 연기라는 게 들뜨면 잘 안 되더라. 선배님들 기사들을 찾아보면 이럴 때일수록 더 좋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면서 겸손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봤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꾹꾹 누르려 한다. 하지만 너무 기쁘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제 이름을 두세 번 정도 검색해 보긴 했다. 반응이 너무 좋다 보니 오히려 그 순간부터 안 봤다. 더 찾아봤다가는 제가 너무 들뜰 것 같더라. 저희 직업이 어떻게 보면 (평가에) 연연하고 일희일비해야 하는 직업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안 찾아보려 했다"라며 진중한 자세를 엿보게 했다.
또한 박진영은 "큰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해선 즐기고 있고 느끼고 있고 정말 감사드린다. 다만 가라앉히는 말일 수 있는데 일단 이건 지나갔고, 또 앞으로의 것을 잘 준비해 보자 싶다. 저희 직업이 다음 작품을 이어나가야 하다 보니까 행복한 건 행복한 거고, 다음 작품 때 나만의 것을 해야 하니 '들뜨지 말고 너의 것을 해라'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너 호수 잘했더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고 양가의 감정이 든다"라고 진솔한 마음을 들려줬다.

'미지의 서울'에 대해선 "'이 순간을 즐기자', 과정에서 행복하고 좋았다면 그것만으로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그랬는데 이렇게 큰 사랑까지 받게 되니까, 순진한 말일 수 있지만 진심이 통한 것 같아서 너무 감사드린다. 마냥 행복한 작품이었다"라고 남다르게 되새겼다.
이어 그는 "'미지의 서울'을 통해서 또 한 번 좋은 이야기의 힘을 많이 느꼈다. 함께한다는 게 재밌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제가 1년 반 동안 활동을 쉬고 왔기 때문에 '아 내가 따로 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여전히 혼자 할 수 있는 건 없구나'를 느낀 현장이었다. 제가 이제 30대에 접어들었는데, 이번에 느낀 현장처럼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함께하는 작업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다잡게 됐다"라고 밝혔다.
박진영은 "'미지의 서울' 제작발표회 때는 복귀작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고 했지만, 사실 현장에서 긴장을 엄청 많이 했다"라고 귀엽게 고백하기도 했다.
이내 박진영은 박보영과의 호흡을 언급하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박)보영 선배님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대를 너무 편하게 만들어주는 분이다. 현장에서 어떻게 하라는 말은 안 했지만, 그가 날 대하는 모습을 봤을 때 편안함이 있었다. 난 (군백기로) 쉬고 온 사람인데, 그럼에도 날 전적으로 믿어주는 선배님의 눈빛을 봤다. 또 감독님의 정확한 디렉션, 현장 스태프분들 다들 이 글을 아끼는 느낌이 들어서, 내가 긴장을 하는 게 뭔가 잘못된 거란 느낌을 받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몰입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보영 선배님의 말을 들어봐야겠지만, 저는 선배님과 처음 대사를 맞출 때부터 너무 편하고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더 말할 필요 없이 그냥 호흡이 처음부터 잘 맞아서, 거리낌 없이 연기했다. 처음엔 '4명을 상대해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다 다르게 반응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저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박보영이) 앞에서 연기를 해주시니까, 저는 거기에 대한 반응만 하면 됐다. 이번 드라마는 반응하는 재미가 컸다"라고 얘기했다.
박진영은 "선배님이 1인 2역을 할 때는 옆에서 최대한 조용히 있었다. 대사량이 80%나 되는데 그걸 또 다 외워서 하셨다. 정말 경이로웠다. 오히려 제가 가끔씩 시선을 못 맞춰서 NG를 낼 때가 있었다. 그때는 진짜 무릎을 꿇고 싶었다. 선배님은 1인 2역이라 하도 많이 하니까 기계처럼 딱딱 정확하게 시선을 맞춰서 다 보시더라"라며 존경심을 보냈다.

친누나가 박보영과 동명이인인 만큼 '미지의 서울'에 대한 누나의 반응도 들려줬다. 박진영은 "저희 보영 누나는 티를 거의 안 내는 스타일이다. '따뜻한 미래' 같은 느낌이라 할 수 있겠다. '드라마 재밌네'라는 한마디를 해줬는데, 그것만으로 너무 큰 애정을 보여준 거고 사랑을 표현해 준 거라 기뻤다"라고 말했다.
갓세븐 멤버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박진영은 "멤버들도 너무 재밌다고 했다. 근데 그 친구들은 꼭 미지와의 말랑말랑한 신이 있으면 얘기를 하더라. '너의 비즈니스를 잘 봤다'면서, 너무 뿌듯하게 잘 봤다는 말도 해줬다"라고 웃어 보였다.
박진영은 미지와의 러브라인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호수는 처음부터 본능적으로 미지를 알아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극 초반 자신을 알아보는 호수한테, 미지가 미래인 척 '자의식 과잉'이란 말을 날카롭게 하지 않나. 그때는 호수가 '내 본능이 틀렸나?' 싶어 자제했지만, 어쨌든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거 같다. 왜냐하면 호수가 미래랑 대화하는 신을 보면 둘 다 눈에 영혼이 없다. 이렇게 차가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박진영은 '모태 솔로' 호수를 답답해한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을 전하자 "미지는 그런 호수라서 더 좋아했을 거다. (연애를) 잘 모르기에 말이다. 만약에 얘가 '폭스(fox) 호수'였다면, 미지는 안 끌려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 테토남, 에겐남 이런 표현이 있던데 미지는 '에겐남'을 좋아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유발했다.

끝으로 박진영은 향후에도 갓세븐으로서,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그는 "가수와 연기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게 재밌다. 아직 둘 다 좀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당차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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