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왕' 세징야(36)가 역전패한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대구는 지난 18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김천 상무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리그 11경기 무승(4무7패) 늪에 빠진 대구는 승점 14(3승5무14패)로 최하위 12위에 머물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뿐만 아니라 부임 이후 6경기(4무2패)를 치른 김병수 감독의 첫 승리 달성도 무산됐다.
함께 강등권에 놓인 11위 수원FC(승점 19)는 이날 광주FC에 승리, 대구와 격차를 5점 차로 벌리며 더욱 달아났다.
대구는 전반에 세징야의 환상 중거리포 선제골과 김주공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섰다. 전반 18분 대구의 역습 상황에서 세징야가 환성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4분 뒤 선제골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세징야가 뿌린 크로스를 황종무 머리를 거쳐 김주공이 다이빙 헤더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이 터졌다.

직전 울산 HD와 부상 복귀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세징야는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세징야는 부상 여파로 11경기만 출전했지만 5골 3도움으로 팀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세징야의 활약을 발판 삼아 2-0으로 앞섰던 대구는 내리 세 골을 허용하며 허망하게 역전패했다. 대구는 세징야 복귀와 함께 득점력 고민을 덜었어도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세징야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다. 그는 "팬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역전패를 해 너무 죄송하고 창피하다. 반성해야 한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전반전에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우리가 더 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너무 자만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더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2016년 대구 유니폼을 입은 세징야는 올해로 10년째 대구에서 뛰고 있다. 팀의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주장으로서 책임감과 무거운 마음이 크냐'고 묻자 "10년이란 긴 시간을 대구에 있으면서 언제나 그런 책임감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경기에서 이기거나 질 때 혼자 이기거나 혼자 지는 게 아니다. 선수들 모두가 함께 이뤄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하나로 뭉쳐질 때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분들이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에서 항상 큰 응원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응원해주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래 올 시즌 동안 개인이 목표로 했던 것들을 묻자 "냉정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은 (개인적인) 목표나 목적이 필요하지 않다. 지금은 대구가 어떻게 이겨야 하고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만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위기를 좀 벗어났을 때 다음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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