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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만에' 역적에서 영웅으로, SSG는 그렇게 연패를 끊었다 [대구 현장]

'단 하루 만에' 역적에서 영웅으로, SSG는 그렇게 연패를 끊었다 [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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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안호근 기자
SSG 안상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안상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전날 치명적인 실책으로 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를 더 어둡게 만들었던 선수들이 각성했다. 단 하루 만에 SSG 랜더스의 6연패를 끊어내는 마법을 부렸다.


SSG는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12차전에서 안상현(28)의 결승포, 고명준(23)의 쐐기 홈런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길고 길었던 연패를 끊었다. 팀 분위기가 극심하게 가라 앉아 있었지만 '홈런의 팀' 삼성을 화끈한 대포로 제압하며 후반기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6연패 기간 동안 SSG는 단 11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2점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마운드가 강점이라고는 해도 평균 2실점 이하로 막아내는 건 쉽지 않았다. 그렇게 6연패에 빠졌다.


이숭용 SSG 감독도 타선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었다. 누구 하나 확실하게 이끌어주는 선수도 보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23일 삼성전에선 2회부터 김건우가 밀어내기로만 2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박시후가 위기를 잘 끊어 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4회 고명준, 5회 안상현의 치명적인 실책은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그렇게 흐름은 한순간에 넘어갔다.


23일 경기에서 고명준의 실책으로 실점한 뒤 안상현(오른쪽)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3일 경기에서 고명준의 실책으로 실점한 뒤 안상현(오른쪽)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럼에도 둘은 이날도 이숭용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고명준은 1루수, 안상현은 유격수로 5,6번에 나란히 배치됐다.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각오 속에 선발 문승원의 호투가 빛났다. 5이닝을 단 64구로 틀어막았다.


6회초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2루타, 최정의 볼넷, 한유섬의 선제 적시타로 앞서갔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바로 위기를 맞았다. 비디오판독 끝에 결과가 번복돼 김성윤을 내야 안타로 1루에 내보냈고 구자욱에게도 안타를 맞자 SSG 벤치는 단 67구만 던진 문승원을 내리고 이로운을 투입했다. 과감한 승부수는 성공을 거뒀다.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최선의 결과로 이닝을 마쳤다.


탄탄한 불펜진이 있지만 최근 타선의 기세를 생각하면 승산이 클 것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 전날 역적으로 몰렸던 안상현이 사고를 쳤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안상현은 볼카운트 2-1에서 4구 시속 144㎞ 몸쪽 직구를 강하게 잡아당겨 좌측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렸다. 시즌 2번째 홈런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서 터졌다.


SSG 더그아웃이 달아올랐다. 선수들은 연패 기간 쌓인 울분을 털어내듯 다함께 기뻐했고 포효했다.


살얼음판 리드에서 이번엔 전날 고개를 떨궜던 또 다른 타자 고명준이 쐐기를 박았다. 이승현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3일 이후 너무도 오랜 만에 팀에 홈런을 선사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경기 내내 보여줬고, 덕분에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며 "수비에서 에레디아가 포기 하지 않는 펜스 수비로 팽팽한 흐름을 잡았고, 상현이가 중요한 순간 홈런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9회 명준이의 쐐기포도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SSG 고명준.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고명준. /사진=SSG 랜더스 제공

결승 홈런의 주인공 안상현은 "무엇보다 팀이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오늘을 계기로 팀 분위기가 다시 올라와서 더 많은 승을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며 "공수에서 최대한 집중하고 상대를 적극 공략해 이기려고 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오늘은 꼭 이기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준 또한 "홈런보다는 팀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달아나는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홈런으로 1점을 더 내서 (조)병현이가 잘 막을 수 있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모두 절박함에서 비롯된 한 방이었다. 안상현은 "선두 타자여서 오직 출루를 먼저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어떡하든 1루에 나가려고 했다. 1-2 상황 직구 타이밍에 스윙을 나간 게 운 좋게 정타가 됐다"며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2루 베이스를 돌면서 그제서야 실감이 났고 소름 돋았다. 팀이 이기길 절박하게 바라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고명준 또한 "9회 선두 타자여서 어떻게든 출루해 득점을 하고 싶었다. 직전 공이 낮게 들어왔고 코치님께서 공을 높게 보라고 조언해 주셨다"며 "낮은 코스의 유인구보다는 미들존에서 높은 공을 대비했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7위에 머물고 있지만 5위 KIA 타이거즈와는 단 2경기, 4위 KT 위즈와는 2.5경기, 3위 롯데 자이언츠와도 4.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52경기가 더 남아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가을야구 그 이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안상현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매 경기 오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주어진 자리에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고명준 또한 "그동안 연패를 끊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었다. 시즌이 아직 남았고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팀 승리에 비중을 두고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안상현이 24일 삼성전 결승 홈런을 날리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안상현이 24일 삼성전 결승 홈런을 날리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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