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로 직행한 사례가 또 나왔다. 지난 3월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과 계약한 윤도영(19·엑셀시오르)에 이어 이번엔 박승수(18)가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4개월 새 한국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10대 선수들의 EPL 진출이 잇따라 나온 것이다.
뉴캐슬 구단은 24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수원 삼성에서 뛰던 박승수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승수는 한국 선수 역대 20번째로 EPL 구단과 계약한 선수가 됐다. 계약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도 아직 계약 기간은 공란으로 남아있다.
윙어인 박승수는 지난 2023년 7월 K리그 역대 최연소인 16세의 나이에 준프로 계약을 체결한 신예다. 프로 무대엔 지난해 데뷔했고, K리그 통산 최연소 득점(17세 3개월 13일), 최연소 어시스트(17세 3개월 26일)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다. K리그2 통산 기록은 25경기 1골 2도움이다. 어린 시절부터 돋보인 남다른 재능은 결국 EPL 뉴캐슬 입단 결실로 이어졌다.
나이가 어린 데다 유럽 경험도 없는 만큼 당장 1군 전력은 아니다. 뉴캐슬 구단도 박승수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21세 이하(U-21) 팀에 먼저 합류해 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18세 이하(U-18)팀과 U-21팀을 오가면서 현지 적응 등 내부 경쟁을 펼치다 천천히 1군 승격 기회를 노리는 방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브라이턴에 합류하자마자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엑셀시오르로 임대 이적한 윤도영과는 다른 길을 걷는 셈이다.

뉴캐슬 현지 매체 조르디 부트 보이스는 "박승수는 첫 시즌엔 뉴캐슬 U-18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지난 1년 간 뉴캐슬에 합류한 여러 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1월에 합류한 선수들도 U-18팀에서 시작해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들은 곧 임대를 통해 1군에 합류할 준비가 됐는지 평가를 받을 예정인데, 박승수의 경우 뉴캐슬 구단이 다른 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박승수 역시 유럽 진출 첫 시즌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을 수도 있지만, 뉴캐슬에 남아 3년 간 클럽 육성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계획도 제기된다"며 "만약 이 루트를 따라간다면, 박승수는 향후 뉴캐슬의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 선수 등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홈그로운과 팀그로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최대한 구단에서 육성을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PL은 21세 이전에 영국에서 3년 이상 훈련한 선수들을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선수단 25명 중 8명이 홈그로운 선수여야 한다. UEFA 클럽 대항전은 홈그로운뿐만 아니라 영국이 아닌 팀에서 성장한 팀그로운 자격을 갖춘 선수까지 등록이 필수다. 아직 어린 나이 덕분에 그는 만 21세 이전에 홈그로운과 팀그로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다른 팀 임대보다 뉴캐슬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박승수가 U-21팀 등에만 머물러야 하는 건 아니다. U-18이나 U-21팀 선수들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 1군으로 콜업돼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충분한 경쟁력만 보여줄 수 있다면 EPL 등 1군 데뷔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급할 건 없다. 차분하게 영국 무대에서 재능을 꽃피울 일만 남았다. 박승수는 "뉴캐슬에 합류하게 돼 큰 영광이다. 내게는 큰 도전이고, 구단의 믿음에 감사하다"면서 "코칭스태프에게 배우면서 발전하고 싶다.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승수는 지난해 스타뉴스가 주최·주관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대한민국농구협회·플레이어스·골드볼파크·스포츠토토가 후원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 축구 부문 스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달 말 예정된 뉴캐슬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방한 명단에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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