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걸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소속사 어도어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뉴진스 법률대리인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 심리로 진행된 어도어의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3번째 변론기일을 통해 어도어와 다시 마주했다. 양측은 전속계약 파기의 책임 소재를 따져가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어도어는 "전속계약 파기를 위한 억지 명분 만들기"라고, 뉴진스는 "배임 혐의조차 없는 민희진을 향한 하이브의 보복성 감사가 원인"이라고 맞섰다.
양측의 이날 구두 변론은 지난 2024년 4월 하이브의 '민희진 경영권 찬탈' 타이틀에 의한 감사권 발동에서부터 즉각 민희진의 긴급 기자회견, 그리고 아일릿 표절 이슈와 민희진의 '뉴진스 빼가기' 논란, 뉴진스 하니 '무시해' 발언 주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 해임에 이은 뉴진스의 전속계약 파기 기자회견까지 일련의 타임라인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양측이 긴 공식입장문을 통해 밝혔던 내용들이 사실상 다시 등장한 것이나 다름없었고 이를 재판부에 어필하는 장이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어도어 변호인단은 뉴진스와 민희진이 어도어와의 계약 파기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짰으며 여러 이슈들을 쟁점화시켜 계약 파기를 위한 명분으로 삼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받았던 가처분 관련 판결 내용을 근거로 뉴진스의 여러 해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뉴진스 법률대리인은 어도어보다 30여분 가량 구두 변론에 시간을 할애하며 하이브가 뉴진스를 곱지 않게 보고 있으며 민희진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보복 감사로 맞받아쳤다는 걸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러 비유적인 표현도 나왔다.
"휴대폰 기기는 같지만 유심을 바꿔 끼면 그 휴대폰은 내가 아끼고 사용하던 그 휴대폰이 아닙니다."
"오빠가 여동생을 때리는데 오히려 '집 안이니까 네가 참아'라며 '네가 맞을 짓을 했나보네'라며 보호해주지 않는 상황인 겁니다."
"어느 유능한 장수가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서 인기가 높아지면 국민들이 장수를 따르게 되는데 왕은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워지게 되고 그러다 그 장수가 왕에게 직언을 하니까 역모를 꾸몄다며 목을 베어버린 격입니다."
"마치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다시 가해자가 있는 학교로 돌아가서 견디라는 말과 같습니다."
"아내가 남편 얼굴만 봐도 화가 나고 토할 것 같은데 법원이 '남편이 널 사랑하잖아, 그냥 살아'라고 할수 있습니까?"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아빠가 홈스쿨링을 하던 엄마를 내쫓아서 자녀들도 집을 나갔더니 아빠가 '싸우는 거 신경쓰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해'라면서 '더 좋은 엄마 붙여줄 테니까 들어와'라고 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뉴진스 멤버들의 근황도 언급됐다. 법률대리인은 뉴진스 멤버들이 우울감에 시달리고 악몽을 꾸고 있으며 어도어 근처만 가도 심장이 벌렁거리고 우울증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양측은 미묘하게 서로를 원하고 있다는 뉘앙스도 숨기지 않았다. 뉴진스 법률대리인이 "어도어로 안 돌아가겠다 라기보다 (감사가 이뤄졌던) 2024년 4월 이전의 어도어로 돌려주신다면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계약 해지로) 놔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하고, 어도어 법률대리인이 "뉴진스를 위한 연예활동 기회 제공과 정산을 너무 잘해줬다. 어도어의 뉴진스를 향한 신뢰도 깨져있지 않다. 재판부도 뉴진스의 주관적 시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했다. 210억원을 투자한 하이브는 뉴진스를 괴롭히지 않았다"라면서 "뉴진스가 잘돼야 어도어 임직원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뉴진스를 위해서도 어도어를 위해서도 K팝 산업을 위해서도 뉴진스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물론 양측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낮게 보인다. 어도어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민희진 복귀를 조건으로 내건 뉴진스를 어도어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결국 재판부는 양측의 조정기일을 오는 8월 14일로 확정하고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조정안 마련과 함께 뉴진스 멤버들의 출석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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