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도 치고 3출루를 하고, 베이스를 훔쳐도 역부족이다. 선수 단 한 명의 맹활약으로는 키움 히어로즈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는 걸 명확히 확인한 경기였다.
키움 히어로즈는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7-16으로 대패했다.
3연패에 빠진 키움은 28승 65패 3무를 기록했다. 승률 0.301로 3할 붕괴 위험이 다다랐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3할 밑으로 추락했던 건 단 4차례 뿐이었다. 키움이 '역대급 부진'을 감독 교체 충격 효과로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역대 최초 100패 팀이 될 위기에도 처해 있다. 현재는 99패 페이스다.
키움은 전반기를 마친 뒤 홍원기 감독과 작별했다. 계약 마지막 해의 절반을 훌쩍 지났지만 후반기엔 내년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으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해선 홍 전 감독과 헤어지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설종진 퓨처스 감독이 감독 대행으로 올라섰고 팀 기본 기조인 육성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 구체적 방법 중 하나로 더 많이 뛰고 번트도 자주 시도하며 한 점이라도 짜내는 '스몰볼'을 구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데뷔전 삼성 라이온즈에 홈런 7방을 맞고 패했지만 재정비 후 치른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승리했다.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 라클란 웰스가 마자막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잘 버텼고 타선이 12안타를 날리며 모처럼 살아나 준 것이다.
그러나 이후 다시 3연패에 빠졌다. 앞선 두 경기에선 하영민이 5이닝(3실점), 정현우가 6이닝(4실점)을 소화했지만 타선이 이틀 동안 단 1득점에 그쳤다. 안타가 11개 터져나왔던 터라 더 씁쓸했다. 그만큼 타선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경기에선 송성문의 활약이 돋보였다. 1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송성문은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볼넷 1도루 2타점 2득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문제는 송성문을 받쳐줄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3번 임지열, 4번 최주환은 무안타에 허덕였고 부상에서 돌아온 루벤 카디네스는 안타 하나에 볼넷까지 기록했지만 타점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마운드에선 전반기 막판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박주성이 선발로 등판했지만 3⅔이닝 동안 72구를 던지며 6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7실점(6자책)하며 선발 변신 후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팀 타율은 0.239에 그치고 있고 팀 평균자책점(ERA)도 5.60으로 최하위다. 투타가 이뤄지지 않으며 도무지 이길 방법을 찾기 힘든 현실이다.
5월 초반까지 2할 초반대에서 허덕이던 송성문만이 거의 유일하게 타선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이후 5월엔 타율 0.345, 6월엔 0.314, 7월에도 0.298, 최근 10경기에선 0.359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느덧 시즌 타율도 0.291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1번 타자로 나서는 만큼 직접 타점을 올릴 기회가 흔치 않고 그렇다고 뒤에 배치되기엔 앞에서 마땅히 출루해주며 밥상을 차릴 선수를 꼽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1번 타자로서 타율과 득점(57점), 도루(15) 이례적으로 팀 내 홈런(15개)과 타점(53점)까지도 1위에 올라 있다는 것 자체가 키움의 타선 상황을 잘 보여준다.
감독 교체 승부수도 확실한 해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케니 로젠버그의 부상 장기화되고 웰스가 개인 사정으로 이미 떠났다. 한 시즌 KBO 역대 최다인 7번째 외국인 선수 영입이 절실하지만 이마저도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팬들은 순위와 상관 없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처참한 성적 속에도 키움은 지난해 세운 팀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인 80만을 훌쩍 넘어설 것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팀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팬들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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