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런 저지(33·뉴욕 양키스)가 다쳤다. 누구도 예상 못했던 이탈로 아메리칸리그(AL)의 판도를 뒤흔들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27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을 마친 뒤 "주장 저지가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염좌로 10일자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내측 측부 인대에 이상이 없는 건 천만다행이지만 너무도 큰 치명상을 입게 된 양키스다.
분 감독은 "UCL에 심각한 부상은 없다. 전반적으로 좋은 소식"이라며 "IL에서 복귀한 후 며칠 동안은 지명타자(DH)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 후에는 송구 훈련을 시작하고 곧 외야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저지는 지난 23일 경기 6회 데이비스 슈나이더를 아웃시키려는 과정에서 팔꿈치를 다쳤다. 조지 스프링어의 안타로 홈으로 향하던 슈나이더를 잡아내기 위해 강한 송구를 뿌렸는데 이닝 종료 후 고통스러운 표정을 나타낸 저지는 이후에도 두 경기에 더 나섰지만 결국 팀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저지는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이었다"고 23일 경기에 대해 돌아보며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 동점을 허용하는 것이었고 어떻게든 공을 뿌려야 했는데 그때 고통을 느꼈다. 억지로라도 이겨내야 했다. 중요한 경기였고 지구 라이벌이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4일 휴식을 취하며 자연스레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경기에서 송구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며칠 동안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휴식일을 활용해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싶었다. 26일 경기에 뛰는 것에 대해선 단도했다. 팀을 위해 플레이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팔꿈치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저지는 2016년 빅리그 데뷔 후 특별히 커다란 부상을 겪은 일이 없었다. 데뷔 초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을 제외하면 매 시즌 평균 130경기 이상씩을 뛰었다. 팔꿈치 부상도 처음이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타격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IL 등재에 불편함을 나타냈지만 구단은 완강했다. 다만 양키스로서도 예상보다 회복이 더딜 경우 일단 복귀 시킨 뒤 지명타자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팔꿈치 부상을 당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또한 수술을 미루고 지명타자로 시즌을 마친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23년 이후 외야수 출전 경험이 없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저지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스탠튼은 ""어떤 상황에서든 승리에 가장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제가 외야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주엔 외야에서 훈련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 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팀은 비상에 빠졌다. 3연패에 빠진 양키스는 56승 48패로 AL 동부지구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6.5경기 차 뒤진 2위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선 3위에 1.5경기 차 앞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흐름이 좋지 않고 저지마저 빠지며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저지는 팀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선수들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결국 그게 중요하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곤 했다. 모두가 부상을 당했던 2019년을 돌이켜보면 많은 선수들이 더 큰 역할을 맡아 활약했다. 지금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고 라이언 맥마흔을 영입했다. 그는 우리가 많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은 앞으로 나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저지는 올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0.342 37홈런 85타점 90득점, 출루율 0.449, 장타율 0.711, OPS(출루율+장타율) 1.160으로 기록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홈런에선 칼 롤리(시애틀·39개)에 약간 밀려 있지만 타율과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모두 1위를 달리며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상황이었으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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