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애매해진 1군 자원을 정리하고 젊은 원석들을 챙겼다.
KIA는 28일 "NC 다이노스로부터 투수 김시훈(26), 한재승(24), 내야수 정현창(19)을 받고, 외야수 최원준(28), 이우성(31), 내야수 홍종표(25)를 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름값만 본다면 KIA로 확 기우는 트레이드다. 최원준은 서울고 졸업 후 2016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돼 1군에서만 822경기를 뛰었다. 통산 타율 0.280(2566타수 719안타)으로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았고 중견수까지 가능한 외야 수비로 지난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우성은 대기만성의 아이콘이다. 대전고 졸업 후 2013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2023년 126경기 타율 0.301로 주전을 꿰차더니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올라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홍종표는 어느 팀에 가든 주전 내야수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내야수다. 강릉고 졸업 후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높은 순번에 지명돼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통해 병역의 의무까지 해결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떠났음에도 KIA 전력에는 공백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이들 세 사람이 팀 성적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았기 때문. 최원준은 76경기 타율 0.229(227타수 5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595, 이우성은 56경기 타율 0.219(155타수 34안타) OPS 0.642였다. 홍종표는 주로 내야 백업으로 활약하며 44경기 타율 0.192(52타수 10안타) OPS 0.47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들을 대체할 자원들이 속속 나타난 것도 컸다. 주전 중견수 최원준이 부진한 사이 만년 유망주로 여겨졌던 김호령(33)이 치고 올라왔다. 뛰어난 중견 수비에도 저조한 타격에 대수비로만 쓰이던 김호령은 프로 입단 11시즌 차인 올해, 56경기 타율 0.273(172타수 47안타) OPS 0.766으로 존재감을 발했다. 늦깎이 외야수의 반전 활약에 최원준은 우익수로 나설 때가 많아졌고, 어느새 중견수 수비 이닝도 김호령이 56경기 447⅓이닝으로 33경기 237이닝의 최원준을 역전한 지 오래됐다.
이우성의 자리는 꽃미남 외야수 오선우(29)가 대체했다. 2019년 대졸 신인인 오선우도 기대했던 장타력이 프로 7년 차인 올해야 터지면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성적은 76경기 타율 0.296(270타수 80안타) 10홈런 39타점 OPS 0.826. 또한 그동안 1군 콜업을 위해 1루수와 외야수를 병행한 경험이 장점으로 자리하며 KIA의 고민을 지워줬다. 김도영이 복귀할 경우 패트릭 위즈덤이 1루, 오선우가 코너 외야로 향할 것이 유력하다.
홍종표는 올해 내야수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민(24), 윤도현(22) 등 그의 자리를 대신할 유망주가 KIA에는 많다. 이처럼 우승 멤버 두 사람에 전도유망한 유망주 한 명이 한꺼번에 떠나는데도 공백이 쉽게 느껴지지 않는 건 KIA의 위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현재 약점인 불펜을 보강하고 조금 더 어린 선수들을 데려와 미래를 얻은 점이 눈에 띈다. 7월 28일 시점 KIA는 46승 3무 56패로 3위 롯데 자이언츠와 5.5경기 차, 9위 두산 베어스와 6경기 차 위태위태한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공동 5위부터 8위까지 0.5경기 차에 불과한 상황에서 KIA는 최근 6연패로 기세가 많이 꺾였다.

그 이유로는 흔들리는 불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6월 승률 1위로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KIA는 7월 들어 불펜 평균자책점 5.61(리그 9위)로 크게 휘청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NC에서 온 김시훈, 한재승은 충분히 긁어볼 만한 자원이라는 평가다.
김시훈은 올해 15경기 평균자책점 8.44로 흔들리고 있으나, 빠른 공과 포크볼 조합으로 구위를 인정받은 우완 투수다. 한재승 역시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한 것을 비롯해, 올해 18경기 평균자책점 3.00, 18이닝 19볼넷 18탈삼진으로 삼진을 잡을 줄 아는 구위형 투수로 평가받는다. 고교 시절부터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고졸 신인 정현창은 내야 백업으로 손색이 없다.
심재학 KIA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전력감 우완 불펜과 미래 내야수 자원을 확보했다"면서 "김시훈은 필승조로 활약했을 정도로 구위가 뛰어난 선수이며, 한재승도 빠른 공과 구위를 갖춘 선수다. 두 선수 모두 불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 정현창도 준수한 콘택트와 좋은 수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팀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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