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왕' 세징야(35)가 바르셀로나 축구에 반했다.
대구FC는 지난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25 아시아 투어 에디션 바르셀로나' 친선전에서 0-5로 완패했다.
세계 최고 공격력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는 대구를 맞아 한 수 위 경기력을 선보였다. 가비의 멀티골과 '월드클래스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이적생' 마커스 래시포드, 2008년생 토니 페르난데스가 골을 넣으며 완승을 챙겼다.
세징야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해 후반 29분 교체될 때까지 약 74분을 소화했다. 바르셀로나의 공세 속에 세징야도 좀처럼 공격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대구는 템포가 빠른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고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세징야는 "바르셀로나와 경기해 영광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K리그와 다른 축구를 해 좋은 경험이었다"고 바르셀로나의 수준 높은 축구를 인정했다.
K리그와 바르셀로나의 차이가 어떤 게 있냐고 묻자 "바르셀로나 선수 모두가 최고다. 클래스가 다르다. 특히 실수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더 압박을 받았다. 이게 차이다"라고 설명했다.

세징야는 지난달 30일 K리그 올스타격인 '팀 K리그' 소속으로 뉴캐슬과 맞붙었고 이번엔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경험했다. 양 팀과 대결해 본 세징야는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더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놨다. "뉴캐슬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또 다른 느낌었다. 뉴캐슬 선수들이 실력이 모자라다는 게 아니라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무언가가 차이가 있다. 바르셀로나가 뉴캐슬보다 더 좋은 축구를 했다"고 말했다.
세징야에게 이날 경기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2016년부터 대구에서 10시즌을 뛴 세징야는 오랜만에 옛 홈구장인 대구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뛰었다. 그는 "대구스타디움은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준다. 9년 만에 이곳 라커룸에 들어서자 옛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축구를 '맛본' 대구는 이제 강등권 탈출에 나선다. 최근 13경기 무승(4무9패)으로 최하위로 처진 대구는 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반등해야 강등을 면할 수 있다. 세징야는 "우리가 바르셀로나와 좋은 경기를 해야 K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나흘 뒤 FC서울 원정에 대비해 1.5군을 가동한 대구의 김병수 감독은 "이젠 상대에게 경기 초반부터 많은 것을 내주고 시작하지 않겠다. 리스크도 감수하면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공격력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와 맞붙어 본 김 감독은 "세계적 강팀과 경기해 기뻤다. 역시 템포가 빠르고 기술이 좋았다"며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볼을 뺏긴 후 수비 전환이 빨랐다는 것이다. 선수들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리그 경기에서) 버티는 것보다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얼마나 버티나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 이 플랜을 가지고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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