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경기 2개의 도루. 흔히 나오는 기록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 주인공이 양의지(38·두산 베어스)이기에 더 믿기 힘들었다. 양의지가 숨겨진 장기인 특유의 주루센스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양의지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도루 2개를 기록했다. 양의지의 2도루 경기는 2019년 9월 12일 수원 KT전 이후 통산 2번째다.
유려한 타격과 영리한 투수 리드로 KBO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주루 센스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기다.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전날 양의지의 도루를 돌아보며 "좋으면 가라고 사인을 냈다. 양의지 선수에겐 거의 맡겨놓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투수가 방심을 한다든가 조금 폼이 커진다든가 하면 한 번씩 그걸 찬스 삼아서 시도한다"며 "통산 도루가 꽤 많더라. 어제 제가 한 경기 2개를 한 적이 있나 물어보니까 통산 도루가 몇 개라고 얘기를 해줬다. 그걸 듣고 생각보다 많았다. 어떻게 보면 이건 양의지 선수의 센스로 기록한 것이다. 그 틈을 잘 이용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양의지의 통산 도루는 59개다. '이대호 도루하는 소리'라는 표현을 만들어낸 이대호는 통산 11개였고, 조인성 두산 배터리 코치도 13개에 불과했다. 조 대행은 "조인성 코치도 옆에서 놀라더라. 조인성 코치는 반도 안 될 것이다. 그 틈을 잘 이용해 줘서 도루 이후에 득점타가 나오기도 했다.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조성환 대행의 '센스로 만들어낸 도루'라는 표현은 누구나 동의할 수밖에 없다. 양의지의 주루를 보면 누가 보더라도 결코 빠른 스피드가 아니라는 걸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대 입장에선 허를 찔리는 것 같은 양의지의 도루가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조 대행도 경기를 읽고 적재적소에 허를 찌르는 이러한 양의지의 능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가 젊은 선수들한테 도루가 필요하지만 가야 될 상황과 그렇지 않아야 될 상황, 그리고 타석에서는 초구를 쳐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등의 상황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를 해준다"며 "양의지 선수가 경험이 많고 정말 뛰어난 선수지만 그러한 상황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정말 탁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본받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젊은 선수들이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 지능이라고 하는데 그런 센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 점을 정말 양의지 선수가 잘한다. 젊은 선수들이 같이 배워가면서 플레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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