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다큐성 드라마 '명동백작'이 마(魔)의 시청률 1%를 돌파했다.
'명동백작'은 그 동안 1%가 채 되지 않는 시청률을 보이면서도 고석만 사장을 비롯한 EBS 제작진의 뜨거운 열의와 연기자들의 성실한 자세로 드라마 제작의 새로운 단면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시청률이 비록 1%에 불과하지만 EBS에서 제작한 다큐성 드라마의 특성상 결코 부진한 시청률은 아니라는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결국 시청률 1%대로 올라서...
14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드라마 '명동백작'의 지난 9일 8회 방송분은 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명동백작'은 지난달 11일 첫회 시청률이 0.9%를 기록한 이래 2회분부터 8회까지 0.6%, 0.9%, 0.7%, 0.4%, 0.5%, 0.5%, 0.5%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제작진의 당초 예상보다는 훨씬 못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주말 방송된 9, 10회분에서는 방송이후 처음으로 시청률 1%를 기록하면서 제작진을 흥분케 하고 있는 것.
이는 당초 제작발표회때 제작진이 제시한 목표시청률 2~3%대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 하지만 '명동백작'이 방송되기 전 EBS가 동 시간대에 방송한 프로그램들의 평균시청률 0.5%보다는 두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제작진은 상당히 고무돼 있는 상태다.
이창용 담당 PD는 "이 드라마는 다큐성의 논픽션 드라마로 뚜렷한 갈등구조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명동시대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문인들의 삶과 고민 등을 복잡하게 엮어낸 면이 있어 시청자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PD는 "하지만 11회 이후분부터는 박인환의 죽음을 비롯해 김관식의 삶, 수주 변영로의 등장 등 보다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이 가미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진, 낮은 시청률에도 투혼연기 발휘
이 같이 다소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거물급 연기자들의 연기는 제작진의 감탄사를 연발하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김수영 역을 맡고 있는 이진우의 경우 최근 촬영된 틀니를 뽑는 장면에서 생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진우는 곧바로 촬영에 임하면서 프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박인환 역의 배우 차광수는 자신의 연기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탐문조사를 불사하는 등 성실한 자세로 이창용 PD를 흐뭇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가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데는 공초 오상순 역의 박영지의 완벽주의자 적인 연기와 이봉구 역을 맡은 박철호의 원숙함이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 이밖에 김수영의 아내 김현경 역의 배우 김성령도 화면을 찍어누르는 듯한 연기로 스태프의 감탄사를 자아내고 있다.
이와 별도로 16회부터 등장할 예정인 수주 변영로 역의 탤런트 김병기의 원숙한 연기도 새로운 인물들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창용 PD는 "대중적으로 폭넓은 인기를 얻었던 전혜린의 등장이 다소 부족해 아쉽다"면서도 "오는 18~19회 사이 독일유학에서 돌아온 그를 시청자들이 다시 만날 수 있다"고 귀뜸했다.
◆고석만 사장 전폭 지원, "드라마다운 드라마 만든다"
연기자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의 열의는 이 드라마에 대한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고석만 사장이 주도한 결과라는 평가다.
고 사장은 과거 MBC PD시절부터 '제 5공화국'등을 비롯한 수많은 시대극들을 연출한 바 있는 베테랑 PD출신으로, 이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PD는 "고석만 사장이 워낙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에 담당 PD로서 드라마 제작에 심적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꼼꼼하게 챙기면서도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여해줌으로써 전 스태프와 연기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명동백작'의 촬영을 무사히 마쳐 기쁘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태프와 연기자 모두가 시청률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단합된 분위기에서 제작을 마침으로써 오는 11회분부터는 시청률 상승과 함께 보다 완벽한 작품을 기대하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인기몰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명동백작'이 다른 공중파의 드라마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청률에 집착하지 않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명동백작'은 인기에 집착하는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보다 완벽한 작품으로 제작되야 한다"며 "하지만 시청률을 크게 무시할수 만은 없는 상황에서 보다 극적인 요소가 가미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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