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나쁘다." "울화가 치민다."
26일 오후 방송된 MBC '꼭 한번 만나고 싶다'(진행 남희석 최윤영)에 대해 시청자들의 분노 섞인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두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방송된 이소옥(54)씨 편 때문. 1976년 어머니를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외국인과 결혼을 한 이씨는 30년만에 어머니를 만났는데도 잘못을 빌거나 용서를 구하지는 않고 "제가 왜 어머니를 못 알아보죠?"라며 덤덤히 늙은 어머니를 대했다.
이에 비해 최근 자궁암 수술을 받아 몸이 불편하다는 어머니는 "소옥이가 왔구나. 내 생전에 찾아줘서 기쁘다. 꿈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고 밝혀 서수남 이매리 등 패널은 물론 MC인 남희석 최윤영도 펑펑 울게 만들었다.
한 가정사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 없이 TV로 방송된 것만 놓고 왈가불가하기는 어렵지만, 이날 방송된 이씨의 태도는 네티즌들의 분노를 촉발시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특히 이씨는 미국으로 찾아온 제작진에게 "철부지였을 때의 어리석음을, 어머니 용서해주세요. 꼭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밝혀, 30년만의 모녀 상봉에 대한 시청자 기대는 무척이나 큰 상태였다.
한 네티즌은 "오늘 출연자가 진정으로 어머니께 사죄하는 모습을 다음에라도 다시 내보내야 한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왜 이런 사연을 방송에 내보낸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시판에는 이밖에 "울화가 치민다" "TV 보면서 분노가 치밀긴 처음이다" "씁쓸한 기분..소옥씨 너무합니다" "오늘이 불효특집인가요" 등 분노 섞인 글들이 200여건이나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도 '황당했다'는 뜻을 밝혔다.
제작진은 26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저희 프로그램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인 만큼 미리 연출하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록 녹화방송이지만 생방송 못지않은 의외의 상황도 자주 속출하곤 한다. 이소옥씨의 경우 역시 그런 아이템 중 하나였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제작진은 이어 "만남의 문이 열리고 어머님이 나오셨을 때 당연히 무릎을 꿇고 빌줄 알았던 소옥씨가 웃으면서 어머니를 맞이했을 때 현장에서 지켜보는 저희 역시 화가 났었고 원망스런 마음 또한 들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그러나 "30년전에 아무말없이 자신을 떠났고 그후로 한번의 연락도 없다 다시 나타난 딸이지만 그딸을 용서와 사랑으로 품어준 어머니의 사랑 앞에 제작진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아이템이 효와 불효,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경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판단했다. 부디 너른 마음으로 저희의 뜻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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