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8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최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자존심을 되찾았다.
지난 3일 기록한 18.1%(TNS미디어코리아)의 전국 시청률은 19.7%를 기록한 2005년 1월 2일이후 20개월만의 최고 시청률로 20%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날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KBS2 주말연속극 '소문난 칠공주'와 정면 승부를 벌여 얻은 결과로 더욱 주목받는다.
이 같은 '일밤'의 선전 이유를 제작 관계자는 물론 시청자들도 '몰래카메라'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한마디로 '몰래카메라'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몰래카메라'는 1990년대 초반 높은 인기를 얻던 코너로 지난해 10월 가을개편을 통해 14년만에 부활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만큼이나 돌아온 '몰래카메라'에 대한 실망도 컸다. 황당한 설정과 어설픈 진행, 지나친 영화 홍보 등으로 매주 시청자들의 비난 뭇매를 받으며 돌아오지 말았어야 할 몰래카메라로까지 외면 받았다.
'몰래카메라'는 이런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정(情) 코드를 택했다.
제작진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정감있는 '몰래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들키지 않고 무사히 속이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하지만 그 속에 정을 불어넣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방송된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 편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친분이 두터운 박경림이 가짜 남자 친구를 데리고 와 벌이는 해프닝을 소재로 했다. 방송후 시청자들은 이천수를 통쾌하게 속였다는 데 대한 쾌감과 함께 이천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 더욱 큰 점수를 줬다. 평소 당돌하고 개성 강한 선수로 인식돼 온 이천수는 이날 시종 예의바른 모습에 진한 인간미까지 드러내 국민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었다.
'몰래카메라'의 변화에는 달라진 시청층 공략도 큰 몫을 차지했다. 10, 20대를 겨냥한 젊은 스타들을 동원한 오락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를 둔 가족 시청층 공략이 시청률 상승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2개월간 '몰래카메라' 출연자들을 살펴보면 찰스 브라이언 환희를 제외하고 모두 30대 이상이다. 특히 임예진 조형기 김흥국 등 중년 스타들의 출연도 눈에 띄며, 영화 '원탁의 천사' 출연진들의 몰래카메라에서는 이민우나 하하 등 젊은 스타가 아닌 임하룡을 주인공으로 택해 중장년 시청자들을 배려했다.
제작진 관계자는 "다양한 해외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요즘 시청자들은 외국과 같은 강한 자극의 '몰래카메라'를 원하지만 가학적이고 작위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서슴치 않는다"고 고충을 드러내면서 "획기적인 설정과 함께 온 가족이 웃을 수 있는 정감있는 '몰래카메라'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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