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순재' '굴욕정길' '식신', 별칭떠야 방송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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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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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거침없이 하이킥' '하얀거탑' '무한도전'. 이들 화제의 프로그램들에는 유독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등장인물들의 유별난 별칭.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핵심적인 특성이나 에피소드를 통해 별칭을 만들어 내고, 이에 열광한다. 각종 캡쳐 사진과 동영상 등을 통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 없이 확대 재생산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의 인기상승의 견인차 노릇을 한다. 별칭이 뜨니 방송도 뜬다.


등장인물들의 별칭이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 지는 프로그램은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그중 중견연기자 이순재의 별칭인 '야동순재'는 단연 압권이다. 통상 그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우연히 접한 '야동'(야한 동영상)에 매료돼 그것을 보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쓴다. 음성인식이 된다는 손자들에게 속아 컴퓨터에 대고 '야동'을 외치는 할아버지다.


네티즌은 이처럼 '야동'에 빠져 컴퓨터를 들고 이방저방 옮겨다니는 그의 모습과 '야동'을 보다가 가족들에게 들켜 도망가는 장면을 통해 '야동순재'라는 별칭을 붙였다.


이순재의 아들로 등장하는 정준하의 별칭은 '괴물준하'다. 술만 마시면 괴물처럼 돌변해 온갖 음식을 다 먹어 치우고 아버지를 다리위에서 비행기 태우는 괴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준하의 괴물스러움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부인 박해미 뿐. 마치 노련한 사육사가 맹수를 다루듯 괴물처럼 돌변한 정준하를 '앉어'라는 말과 함께 사탕하나로 제압해 버린다. 여기에서 비롯된 별칭이 바로 '사육해미'.


극중 서선생으로 등장하는 서민정은 '꽈당민정'으로 통한다. 그녀는 매회 몸을 아끼지 않고 '꽈당'하고 넘어지는 '몸 연기'를 선보이면서 이같은 별칭을 얻었다. 서민정의 애틋한 마음을 받고 있는 최민용은 '까칠민용'이다. 자신의 말을 자르는 박해미를 대하는 '까칠'한 태도에서 나온 별칭이다. 이 외에도 감옥 생활을 이기지 못하고 탈옥한 이수나를 지칭하는 '탈옥수나'도 회자되고 있다.



'하얀거탑' 역시 등장인물들의 별칭이 돋보인다. 극 초반 장준혁(김명민 분)과 대립하는 외과과장 이주완 역으로 등장하는 이정길의 별칭은 '굴욕정길'이다. 노민국(차인표 분)을 설득하기 위해 만원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삐~' 소리의 경고음에도 나몰라라하고, 노민국의 호텔 방 문 앞에서 사과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무릎을 꿇다 갑자기 열린 문에 넘어지기도 했다.


네티즌은 유필상 역의 이희도에 대해서도 '빤스희도'라는 재미있는 별칭을 만들었다. '빤스희도'는 장준혁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우용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기왕 도와줄 것 '빤스' 벗고 시원하게 도와주라"는 대사에서 나오게 된 별칭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린이에게 "야!"하고 소리지르며 입속을 훤히 드러낸 김명민은 '구강명민', 어린환자 진주에게 청진기를 갖다대기 전 차가운 청진기를 손으로 따뜻이 데운 이선균(최도영 역)은 '청진선균'이라는 별명이 만들어졌다.


이들 드라마에 앞서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는 시청자가 아닌 제작진에 의한 자막을 통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정형돈 노홍철 등 6명의 멤버들의 별명이 지어졌다. 사고뭉치 다섯 멤버들을 반장처럼 아우르며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 '유반장' 유재석.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명수는 '박사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또 0.1t 정준하와 하하는 각각 '식신'과 '우물안 꽃미남'으로, 정형돈과 노홍철은 '건방진 뚱보'와 '시끄러운 노홍철' 등의 별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별칭들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최근 화두가 되고있는 UCC(사용자 제작콘텐츠)의 영향과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네티즌은 별칭에 맞는 방송 캡처 화면과 동영상을 인터넷 상에서 끊임없이 제작하면서 반복과 재창조를 통해 이전까지 누리지 못했던 방송의 또 다른 면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영웅재중 최강창민 시아준수 믹키유천 등 독특한 네음절 이름에 익숙한 10대와 20대들은 이들의 이름을 응용해 드라마 주인공들의 별칭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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