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의 빈티와 낙관, 대책없는 열정과 도전정신의 마니아 드라마 MBC '메리대구 공방전'이 종영을 앞뒀다. 낮은 시청률에도 열광적인 팬층을 거느렸던 다른 마니아 드라마들이 그러했듯, '메리대구 공방전'에도 조역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그 가운데 깐죽거림의 대명사 '꽁치'가 있다. 하늘 높으신 회장님에게도 "이건 이렇게 돼야 할 것 같은데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맞받아치고 들이대는 독특한 비서다. 그 주인공이 바로 탤런트 임채홍(28)이다. 최근 방송된 KBS 2TV 드라마시티 '변신'과 '강이 되어 만나리'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가 '꽁치' 역을 맡아 첫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제가 생긴게 좀 뚜렷하고 진한 편이죠? 그래서 코미디 연기는 잘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지레 짐작했어요. 제가 진지하기도 하고. 하지만 오디션에 갔을 때 감독님께서 그렇게 재미있게 하려고 진지하게 애쓰는게 재밌다고, 딱 그렇게 하라고 그러시더라구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두달째가 되니 이제 적응이 돼요. (웃음)"
"코믹 본능이 나오는 건가요?"라는 대꾸에 대뜸 극중 대사를 읊조리는 임채홍. "DNA 검사하려면 머리카락을 쥐어뜯어야 합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하면서 고통스런 표정으로 진짜 머리카락을 쥐어뜯어 보인다. 거침없는 '메리대구 공방전'의 임채홍식 유머다.
애초에 찍어뒀던 자그마한 러브스토리가 편집 과정에서 날아가버리는 설움을 겪을 만큼 작은 역할이지만 임채홍은 그 비중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 '꽁치'라는 이름 역시 절친한 친구가 자신을 부르던 별명이었다고 신기해한다. '이건 애초부터 내 역할이었다'는 투다.
"처음엔 '꽁치'라는 이름 자체가 어색했는데 지금은 친숙해요. 함께 연기하는 선생님들께서도 '꽁치야∼'라고 부르실 정도가 됐어요. 그래도 스태프들이 '꽁치씨'라고 부를 때는 좀…. 무슨 말인지 아시죠? 하하."
드라마를 보던 임채홍의 아버지마저 가끔 몰래 자리를 피할 만큼 '메리대구 공방전'은 톡톡 튀는 신세대 드라마지만, 열광하고 환호하는 '메대공' 마니아들이 있어 임채홍은 더 힘이 난다. 캡처한 '꽁치'의 사진들, 굴욕 영상, "왜 꽁치 분량이 요만큼밖에 안되냐"는 반응까지, 모두가 임채홍에 대한 응원이나 다름없다.
"모두가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드라마 팬들의 덕이죠. '예 알겠습니다'가 아니라 따지고 드는 캐릭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또 작은 캐릭터에도 애정을 가지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연기자로서 목표를 향해 한발씩 나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 더없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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