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출연자들이 방송 토크쇼에서의 '재미삼아'한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이 30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 채널 Mnet의 '스쿨 오브 락'에서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와 싸이월드 미니홈피 1촌을 맺어놓고도 '재미'를 위해 "일촌신청을 했다가 거절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이특의 '고백'으로 방송 하루도 안돼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이특은 30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슈퍼주니어의 키스더라디오'에 출연해 "촬영장에서 처음 보고 싸이월드 일촌을 맺었는데, 방송상에서는 재미나게 만들어가자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게 이야기가 나가게 돼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상의 재미를 위해서 그랬다"며 거듭 '재미'를 강조했다.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은혁도 "방송에서는 재미를 위해서 말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많은 분들께 오해가 있었나 보다. 우리가 오해가 있게끔 말한 것은 저희 잘못이고 죄송한 일이지만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의 공공성과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재미'는 거짓말 방송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특히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 특히 청소년들에게 맹목적인 지지를 받는 아이돌 그룹에게는 정직과 신뢰는 더욱 유의해야 할 덕목이다.
최근 개그우먼 이영자가 MBC '일밤'의 '경제야 놀자' 코너에서 '재미'를 위해 이른바 '가짜 다이아몬드 반지 사건'을 일으켰다.
최근에도 개그맨 지상렬과 가수 박상민 김건모 등이 SBS '야심만만' KBS 2TV '스타골든벨' 등 버라이어티 토크쇼에서 열애사실을 고백했다가 화제로 번지고 파장이 커지자 곧바로 "방송상에서 재미를 위해서 그렇게 발언한 것이지 사실이 아니다"고 서둘러 수습했다.
하지만 '방송이 장난이냐' '시청자들을 우롱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이특은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들며 "김연아씨를 더 돋보이게 하고 저를 낮춰서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재미를 유발하자는 의도였다"고 했지만 결국은 '돋보이게 하려던' 김연아는 슈퍼주니어 팬들로부터 사이버 테러에 가까운 악성 글로 공격을 받았다.
10대 청소년들에게 부모나 가족, 학교 교사보다 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아이돌 그룹의 한 마디는 이렇게 비뚤어진 팬덤으로 인해 사이버 테러 수준의 악성글을 양산하는 등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영자의 '가짜 다이아몬드 반지' 사건 직후 SBS라디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시청자 67%가 연예인의 거짓말 방송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당사자인 이특은 "앞으로는 더 신중하고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심형래의 석연찮은 학력 해명 등이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이특의 말 처럼 방송에서 다시는 '재미'를 위한 거짓말이 횡행하는 일들이 사라져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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