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도사' 장두석 "무릎팍도사와 겨뤄보고싶다"(인터뷰)

발행:
길혜성 기자
사진=홍기원 기자
사진=홍기원 기자


"'유머 1번지' 같은 꽁트 프로그램이 부활되면 코미디를 다시 할 수도 있죠."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대표 코미디언 중 한 명인 장두석(50). 그의 개그에는 그만의 색깔이 가득 담겨 있었기에 임하룡 이홍렬 심형래 주병진 최양락 등 쟁쟁한 코미디언들이 즐비했던 그 시절에도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선명히 새길 수 있었다.


랩을 처음으로 개그에 도입했던 '시커먼스'(88년)와 어찌보면 토크쇼 성격을 띤 '부채도사'(91~92년)는 지금도 올드팬들의 뇌리에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 '시커먼스'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키컸으면' 코너로 리메이크 되고 있고,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를 보며 '부채도사'를 떠올리는 90년대 팬들도 적지 않는 등 그의 코미디는 여전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빼어난 가창력도 지녀 '음악 개그'를 본격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그는 최근 무려 17년만에 자작곡 '오늘밤에' 등이 실린 2집을 발표하고 오랜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3일 오후 장두석이 운영 중인 서울 원효로 근처의 라이브카페 '황금꽃'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는 얼마 만인가?

▶신문 인터뷰는 5년 만이다. 하지만 그동안은 주로 '명상'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기에 연예 활동과 관련된 인터뷰를 한 것은 15년이 넘은 듯 하다.


-앨범을 내게 된 배경은?

▶2년 전부터 '라이브카페'를 새로 열면서 노래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그러면서 손님들의 신청곡을 통해 요즘의 인기 가수인 SG워너비와 플라이투더스카이 등도 알게 됐다. 또 요즘 가요계에서 리메이크가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 듣게 됐다. 그러면서 내 느낌대로 80~2000년대의 히트곡을 표현하고 싶어 리메이크 곡이 많이 실린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여기에는 40~50대 팬들부터 "왜 요즘 방송에 왜 안나오느냐, 좀 나왔으면 좋겠다"란 격려의 말을 많이 듣게 된 것도 CD를 내는데 한몫 거들었다. 그런데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노래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CD를 낸 뒤에야 알았으니…허허…내가 이렇게 요즘의 연예계 현실을 잘 모른다.


-그럼 얼마 만의 연예 활동인가?

▶방송 접은 게 92년 '부채도사'를 끝냈을 때니까, 공식적인 연예 활동은 15년만이라고 보면 된다. 오랜만의 연예계 복귀니 만큼 열심히 방송 활동을 할 생각이다. 물론 명상을 통해 얻은 '욕심 없는 편안함'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말이다. 또 앞으로는 음악에 코미디적인 요소가 담긴 앨범도 선보일 생각이다.


-그동안은 주로 뭘했나?

▶솔직히 한동안은 방송 출연 및 연예 활동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1980년 TBC 제2회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으며 방송계에 입문한 뒤 10여년 넘께 타이트한 스케줄 대로 움직이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다 '나'란 주체가 없으면 인기도, 명예도, 돈도 아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명상에 빠져 들었고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쉬는 동안 방송 시스템도 많이 변한 것도 연예 활동을 재개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다. 그 사이에 명상 관련 서적 및 음반을 발매하는 출판사도 냈다.


사진=홍기원 기자


-최근 심형래가 TV에 출연하며 '8090 시대' 인기 코미디언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다시 코미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유머 1번지' 스타일의 꽁트 프로그램이 다시 생긴다면 재차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이때도 과거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코너를 선보이고 싶고, 내 나이에 맞는 웃음으로 다가가고 싶다.


-요즘의 개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즘 개그 프로그램들은 공개 현장에서 웃겨야 하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다. 이 경우, 개그맨들은 현장에서 웃음이 안나오면 당황하게 된다. 내용이 아닌 감각적인 면에 큰 비중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인 듯 하다. 하지만 과거 꽁트는 내용이 우선 이었다. 이 경우 시청자들에게 웃음이 전달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인정받은 코너는 정말 오래 사랑 받았다. 이게 바로 과거와 요즘 개그의 차이인 듯 하다.


-요즘 인기 있는 '무릎팍도사'를 보고 '부채도사'를 이야기하는 올드팬들도 많은데?

▶'무릎팍도사'를 보면서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다. 출연 요청이 오면 한번 출연할 수도 있다. '무릎팍도사'와 '부채도사'가 한번 맞붙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진짜 '도사'가 과연 누구인지를 방송에서 한번 겨뤄보고 싶다. 허허.


-과거 코미디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때의 일화를 소개한다면?

▶당시는 아이디어가 없으면 인기에 상관없이 아예 배역을 주지 않는 시절이었다. 그래서 동료들과 정말 열심히 아이디어 회의를 했던 게 기억난다. 또 지난 88년 '시커먼스'가 올림픽을 앞두고 흑인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방송 7개월 만에 폐지돼야 했고, '부채도사'에도 무속인들이 많은 항의를 보내 온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아직 미혼인데?

▶그렇다. 하지만 결혼한 주위 사람들이 왜 결혼 안하냐고 물으면 "그 이유는 결혼한 사람이 더 잘알지 않느냐"라고 농담을 건넨다. 하지만 독신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나는 '~주의'란 말을 가장 싫어한다. 자신을 가둬 놓고 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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