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간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칙 편성’이 난무하고 있다.
MBC는 수목극으로 약속된 ‘태왕사신기’를 첫 방송하면서 주 4회나 내보냈다. 월요일인 9월10일 '스페셜' 방송에 이어 11,12,13일에 1,2,3회를 각각 방송했다. 이어 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2회씩 나눠 재방송했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고, 같은 시간대 경쟁작인 SBS ‘로비스트’도 맞불작전으로 나섰다. 역시 주 4회 편성을 실행했다. 10,11일 각 2회씩 총 4회를 방송하는 블록편성을 했다. 이날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는 시사 프로그램 ‘뉴스추적’과 예능 프로그램 ‘대결 8:1’은 결방됐다.
그러나 2회는 이렇다 할 시청률 상승을 보이지 못했다. 이 같은 변칙이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한 셈이다. 시청자에게는 '드라마 시간대'라는 상식이 있다. 밤 12시30분이라는 심야에 드라마를 찾는 눈길은 거의 없다.
14일에는 오후 1시10분부터 무려 4시간 동안 연속 방송하기까지 했다. 방송분을 해당 주에 소화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오후 3시30분에 고정 방송돼온 ‘인기가요’는 결방됐다. 뒤늦게 ‘인기가요’가 불방된 것을 안 시청자들은 “재방송 때문에 본방을 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SBS 편성팀 관계자는 “이미 지난 1일 ‘로비스트’ 주 4회 편성을 결정하면서 3일께 재방송도 연속방송키로 했다”며 “’인기가요’의 결방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SBS 예능팀은 불쾌한 기색이다. 한 관계자는 “이러한 편성이 달갑지는 않지만 드라마를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의 정책적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씁쓸해 했다.
‘인기가요’ 관계자는 “골프 중계 때문에 결방되는 줄 알았지 드라마를 재방송 하느라 방송이 죽은 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방송사 내부 합의 없이 편성이 갈팡질팡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방송 프로그램 편성표는 ‘방송사 사정으로 바뀔 수 있음’을 명시한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수시로 편성을 변경,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려도 괜찮다는 식의 상업성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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