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두달여 만을 남겨 놓은 2007년. 올해 역시 수십여편의 드라마가 지상파 3사를 통해 방영되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시청률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야심차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쓴 맛을 본 드라마도 적지 않다.
올해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아직 두달이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지상파 3사의 2007년 드라마 라인업상, 웬만한 주요 작품은 이미 방영됐거나 현재 방송 중인 까닭에 이 시점에서 연말에 벌어질 각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미리 점검해 봐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특히 올해는 지상파 3사 모두에서 '사극' 대 '현대극'의 대결 구도가 뚜렷히 드러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MBC, KBS, SBS의 2007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어떤 작품이 주목받고, 대상의 영광은 과연 누구의 품으로 돌아갈지 미리 예측해봤다.
▶MBC='커피프린스 1호점' VS '태왕사신기' '이산'
지난 7~8월, 시청자들은 귀여운 '남장여자' 고은찬(윤은혜 분)과 '쿨가이' 한결(공유 분)이 알콩달콩한 사랑을 엮어갔던 '커피프린스 1호점'에 열광했다. 비록 시청률은 30%를 넘지 못했지만 TV 안팎에서 그 위력 만큼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인터넷 '다시보기'와 해외 수출 면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낳았을 뿐아니라, 은찬의 짧은 머리는 단숨에 유행 헤어 스타일로 떠올랐을 정도다.
또한 '커피프린스 1호점'의 헤로인 윤은혜는 이번 작품에서 녹록치 않은 남장여자 역을 무리없이 소화, 짧은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포함한 주요상 수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주연이었던 공유, 이선균, 채정안의 주요상 수상 여부와 '꽃미남 종업원 3인방'(김재욱, 김동욱, 이언)의 신인상 수상 여부 또한 관심거리로 꼽히고 있다.
사극에서는 '태왕사신기'와 '이산'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의 '겨울연가' 이후의 5년여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24부작 '태왕사신기'는 반환점을 막 돈 현재 시청률과 '이슈 양산' 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때 30%의 시청률을 넘어선 것은 물론, 총 제작비 430억원이 투입된 만큼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웅장한 컴퓨터그래픽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일본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태왕사신기'는 현재 작품의 흥행 지속과 함께 광개토대왕 담덕 역의 배용준의 대상 수상과 첫 작품부터 주연을 꿰찬 수지니 역의 이지아의 신인상 수상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의 신작 '이산' 역시 MBC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60부작으로 지난 9월 중순 첫 방송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22대왕 정조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만큼 정조 역을 맡고 있는 이서진과 여주인공인 한지민, 그리고 영조 역을 소화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이순재의 주요상 수상 여부 역시 관심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KBS='행복한 여자' '하늘만큼 땅만큼' VS '대조영'
올 1월부터 7월까지 방송되며 주말 오후 8시대를 장악했던 2TV '행복한 여자'는 KBS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그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던 이 드라마는 KBS 주말 드라마의 강세를 확고히 이어간 것은 물론 후속 드라마에도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할 수 있는 자리까지 확보해 주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주연이었던 윤정희, 김석훈 등의 주요상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1TV 저녁 일일 연속극 '하늘만큼 땅만큼' 또한 올해의 연기대상 시상식이 주목할 만한 성과물을 탄생시켰다. 올 1월부터 8월 말까지 방영된 이 작품은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더하며 40%에 근접하는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늘만큼 땅만큼'의 주연인 신세대 스타 한효주는 이 드라마를 통해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에도 자신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더불어 연기대상 시상식의 주요상 수상 후보로 떠오르기도 하는 등 이번 드라마 출연을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한효주와 호흡을 맞춘 박해진 역시 지난해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쥔데 이어 올해도 주요상을 탈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1TV 대하사극 '대조영'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보이며 현재까지도 토요일과 일요일 밤 10시대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대조영'은 연기자들의 대상 수상 여부에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드라마의 타이틀롤인 최수종 뿐 아니라, 거란족 출신의 당나라 명장 '설인귀' 역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그려내고 있는 이덕화도 대상 수상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SBS='쩐의 전쟁' VS '왕과 나'
박신양의 '파리의 여인' 이후 3년여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쩐의 전쟁'은 그동안 TV 드라마에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사채'를 주요 소재로 삼은 작품으로, 5~7월 방영되는 동안 40%에 근접한 시청률을 나타내는 등 시종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이유에서 이 작품의 주연을 맡았던 박신양의 3년 만의 SBS 연기대상 재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신양은 지난 2004년 '파리의 연인'으로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김정은과 공동으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쩐의 전쟁'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진희와 이원종의 주요상 수상 여부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극의 거장' 김재형 PD가 지난 8월 선보인 '왕과 나'도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그 노고를 치하 받을 만한 결과물을 보이고 있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방영 초반부터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연인 오만석과 전광렬 등이 내시 역을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힘있게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오만석과 전광렬 등은 SBS 연기대상 시상식의 주요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훗날 폐비 윤씨가 되는 소화 역을 연기하며 신세대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의 변신을 시도 중인 구혜선의 수상 여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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