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까다로운 변선생'이 최근 논란을 불러모은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사건을 풍자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 25일 방송된 '까다로운 변선생' 코너 말미에서는 교장 선생님 박준형이 학생과 교사에게 중요한 시험 문제를 알려주겠다며 문제지를 나눠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절대로 답안지를 봤다고 하면 안됩니다. 내일아침 버스로 출발합니다. 목동으로 모이세요"라는 박준형의 대사에서는 최근 벌어진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뒤이어 누구의 잘못인지를 두고 속사포같은 대사가 이어졌다. "학생들을 위해 답안지를 빼온 내가 잘못한 겁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학생들에게 답안지를 나눠준 선생님이 잘못한 겁니까", "선생님이 불러준 대로 답을 외운 학생이 잘못이란 말입니까. 답은 안봤는데 같이 있었던 제가 잘못한 겁니까", "전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 학교 학생인 게 죄라는 말입니까"라는 논박에는 입시문제 유출 이후 벌어진 논란이 고스란히 담겼다.
뒤이어 박준형은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저 나쁜 양심으로 아이들을 이용하려 한 어른들의 잘못입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좋은 학교, 좋은 학교 하니까 좋은 학원을 가려고 하는 것이고, 좋은 학원은 좋은 학원을 유지하기 위해서 문제를 훔쳐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좋은 학교, 좋은 학원보다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외쳤고 방청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방송 이후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시원시원한 비판에 시청자들 역시 호평을 쏟아냈다. 이들은 게시판을 통해 "너무나도 답답했던 것을 쏴악 풀어내는 패러디", "본분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비판에 앞장서줘 너무 고맙다"고 호응했다.
자신을 예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개그프로그램을 보다 운 건 처음"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뉴스에서도 금기시하며 쉬쉬하던 일을 콕 찝어서 직접 얘기해주셔서 정말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이었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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