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였다. 마냥 당차고 자신감 넘칠 줄 알았는데. 사진기자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쑥스러워요" "창피해요"란 말을 내뱉은 그녀. 그녀는 이렇듯 드라마 밖에서는 또래의 보통 여성들처럼, 누군가 자신을 주목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그런 아가씨였다. 첫 드라마에서 때론 털털하고 때론 뇌쇄적인 매력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뽐냈넌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바로 '태왕사신기'의 '수지니' 이지아(26) 이야기이다.
지난 5일 종영된 MBC 수목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를 통해 일약 주목받는 연기자로 떠오른 이지아. 데뷔작부터 43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태왕사신기'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된데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연기 호흡까지 맞추게 됐기에, '태왕사신기' 방영 전부터 그녀에 대한 방송계와 팬들의 관심은 예사롭지 않았다.
물론 관심 만큼이나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이지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왕사신기'가 끝난 지금, 이지아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별 무리없이 수지니 역을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위의 걱정이 단지 '기우'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왕사신기' 방영 동안 바쁜 촬영 스케줄에 쫓겨 팬들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이지아이기에, 그녀에 대한 몇 가지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아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오해'에 대해 속시원히 해명했다.
▶이지아는 '낙하산'이다? "NO"
이지아을 둘러싼 팬들의 가장 큰 궁금증 중 하나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던 그녀가 어떻게 배용준, 문소리, 윤태영, 최민수 등 스타들이 함께 한 대작 '태왕사신기'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이런 궁금증은 일부 팬들에 의해 '낙하산 논란'을 확대 재생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이지아의 입장은 단호했다. 정당한 방법과 정당한 절차를 거쳐 '수지니' 역을 꿰찼다고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디자인(미국 패서디나 아트센터 휴학 중)에도 흥미가 있었는데 제가 운명적으로 '수지니'를 만나려고 했나봐요. 미국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할 당시 배우라는 직업에도 굉장히 매력을 느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마침 한국에 들어왔을 때 지인으로부터 '태왕사신기' 오디션 있다는 말을 듣게 됐고 이 작품 오디션에 참여했었죠. 감독님(김종학 PD)으로부터 30번 정도 카메라 테스트 및 대본 리딩 등에 대한 오디션을 30번 이상은 본 것 같아요. 하지만 답을 빨리 주지는 않으셨죠. 그래서인지 '수지니 역에 최종 확정됐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죠. 이후 1년 반 정도 연기 수업을 받았어요."
김종학 PD는 신인 이지아의 '태왕사신기' 주연 캐스팅에 대해 "당당함이 좋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지아는 내숭녀다? "NO"
이지아는 작품 외적인 모습은 그동안 소위 베일에 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왕사신기' 촬영이 종영 전까지 촉박하게 이뤄진 관계로 팬들에 자신을 소개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이지아는 본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숨길 것이 많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지아는 당당했다.
이지아는 "저는 실제로 낯가림이 많은 성격이긴 하지만 솔직한 것을 좋아해요. 감출 것도 없지만 요즘은 연예인들이 자신에 대해 숨길 수 없는 시대이기도 하잖아요"라며 웃었다.
이지아의 이런 성격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 도중 이지아가 가장 많이 했던 말 중 하나다 "솔직히"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제 키는 168cm이고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할 줄 모르진만 솔직히 저는 제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앞뒤 짱구인 두상에만 조금 자신이 있을 뿐이죠.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 남자 친구도 없어요. 이상형은 다음에 말씀 드릴게요. 하하."
▶'태사기'가 이지아의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다? "NO"
이지아는 '태왕사신기'로 단번에 주목을 받은, 어찌보면 너무나 행복한 신인 연기자이다. 보통의 다른 연기자들이 몇 해에 걸려 쌓았을 만한 '인지도'에, '태왕사신기' 방영 기간이었던 단 3개월 만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의 뒤에는 그림자가 있듯 '태왕사신기'는 이지아에게 꼭 풀어야할 만만치 않은 숙제를 던져주기도 했다. 혹자들이 이지아가 주목 받은 것에 대해 "'태왕사신기'란 대작에서 수지니 역을 맡았기 때문이지 이지아가 잘 해서가 아니며, '태왕사신기' 만한 작품을 재차 만나지 못하면 현재의 주목도는 쉽게 사그라 들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듯, 이지아는 차기작에서 '태왕사신기'의 수지니를 뛰어넘을 연기력을 선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도 이지아는 여유로움과 자신감을 동시에 보였다.
"'태왕사신기'에서 액션신 등을 많이 찍어서 그런지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종영 후 며칠은 집에서 링거를 맞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많이 회복된 상태여서 곧 연기 수업을 재개할 거예요. 저는 영화 '엘리자베스'의 케이트 블란쳇을 좋아해요. 빼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눈빛을 지니고 있고 연기에 깊이가 있잖아요. '태왕사신기'를 찍으며 김종학 감독님, 배용준, 최민수, 오광록 선배님 등 너무 좋은 분들로부터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만큼 앞으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연기자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지아의 연기자로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