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1TV 새 대하드라마 '대왕세종'(극본 윤선주·연출 김성근)이 기대 속에 출발했다. 첫주 시청률은 1회 20.1%와 2회 22.4%(TNS미디어코리아 집계). 이제까지만 보자면 종영한 '대조영'의 초반부 시청률을 크게 앞지르는 기록이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바탕으로 이동통신사와 함께 공익광고까지 제작하는 등 새 대하사극에 대한 KBS의 대대적인 홍보가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기존 대하사극과 차별화된 영상과 연출은 '대왕세종'의 초반 열풍을 이끄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연출자들은 초반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1·2회에 더욱 큰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대왕세종'의 1·2회 역시 마찬가지다. 혼란이 채 가시지 않은 건국 초기의 조선과 왕가 반대세력, 왕 태종의 카리스마를 부각시키기 위해 제작진이 잡은 포인트는 미스터리한 궁중 살인사건과 왕자 충녕대군의 실종사건이다.
난데없이 궁중에서 목을 매 숨진 시체가 발견되고, 그 몸에서 '왕의 재목을 지킬 수 있는가'라는 의문의 문구가 발견되는 1회는 MBC드라마넷 '별순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스터리 추리 기법을 활용했다. 검시나 밀랍으로 쓰여진 글씨를 찾아내는 과정 역시 수사극을 연상시켰다.
유연한 카메라워크 등 영화를 연상시키는 영상 스타일과 스케일도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대규모 스케일과 꼼꼼한 미술, 화려한 액션이 어우러진 가운데 카메라가 하늘에서부터 인물을 훑어내려가는 1회 도입부의 훈련신이 압권. 2회에서 불붙은 마차를 타고 건물로 돌진하는 태평관 테러신 역시 박진감이 넘쳤다.
현대극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런 대사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는 평가다. 대사의 길이를 다소 줄이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은 태종 역 김영철의 대사가 그 대표적이다.
이는 철저한 계산 속에 이뤄진 설정이다. 김영철은 "퓨전 사극은 아니더라도 요즘 입맛에 맞게 대사도 빨리 하고 너무 늘어지지 않게 하자고 초반부터 연출자와 의견을 맞췄다"며 "극 전체가 정통 사극과 퓨전 사극의 중간 정도로 현대적인 느낌을 풍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견 연기자들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도 돋보인다. 태종 역 김영철을 비롯해 원경왕후 역 최명길, 황희 역 김갑수 등이 초반을 이끈다. 사극 베테랑들이 식상하다는 평가도 더러 있지만 카리스마가 넘친다, 무게감이 다르다는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등장할 세종대왕 역 김상경의 사극 재도전도 관심이 쏠린다.
"세종 통치기도 새 나라의 건국 초기인 만큼 혼란이 많았다"는 연출가 김성근는 '대왕세종'의 초반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기틀을 잡고 셋째 왕자가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과정을, 후반은 세종대왕의 통치 속에 각종 업적이 펼쳐지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잔잔한 태평성대로 기억되는 세종의 색다른 재현 역시 '대왕세종'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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