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대학생이 됐던 지난 2000년, 무대 위 박지윤의 섹시함과 카리스마는 당시의 여러 여가수들 중 단연 으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후배 가수들이 특별 무대를 선보일 때마다 자주 찾고 있는 공전의 히트곡 '성인식'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지윤은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란 '성인식'의 가사처럼 이 노래 한 곡으로, 이미지 면에서도 '소녀'에서 '숙녀'로 거듭났다.
중학교 시절인 지난 94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에 김희선 등과 함께 출연하고, 여고생이던 지난 98년 '하늘색 꿈'으로 가수로도 성공 데뷔한 박지윤이 청순한 소녀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변신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린 계기가 바로 '성인식'을 발표했던 지난 2000년이었던 셈이다.
이미 한번의 '환골탈태'를 경험한 박지윤은 그로부터 8년여가 지나 스물일곱이 된 2008년 현재, 마음의 여유를 더한 채 '제 2의 성인식'을 준비 중이다. 4년여의 공백을 깨고 연기자와 가수로의 본격 컴백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박지윤은 오는 2월1일 첫 방송될 SBS 금요 드라마 '비천무'를 통해 지난 2004년 5월 종영한 SBS '2004 인간시장' 이후 3년9개월 만에 국내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다.
더욱이 이 작품은 지난 2004년 3월 첫 촬영에 돌입, 2005년 5월에 크랭크업한 이후 2년9개월 만에 국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 셈이라 박지윤의 감회는 남다르다.
14부작 본격 무협 멜로 드라마인 '비천무'에서 사랑할 수 없는 한 남자 유진하(주진모 분)를 한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여주인공 설리 역을 맡은 박지윤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비천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 방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너무 오랜 시간 정말 더운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고생해 가며 촬영한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긴 시간 동안 방영되지 못해 솔직히 힘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을 비우게 됐어요. 그랬더니 한결 편안해지고 결국 방영 결정까지 됐죠. 지금은 무척 설레고 있는 상태죠."
그동안 '비천무'는 제작사인 에이트픽스 측과 방송사인 SBS 사이에 편성 시간 및 구매 조건 등에 대한 거리가 있어 방영되지 못하다가 지난해 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14부로 재편집, 방송을 하게 됐다.
박지윤은 이날 '비천무'에서 자신이 맡은 설리 역은 물론 향후 연기 생활에 대해서도 강한 애착을 보였다.
"만화와 영화로 이미 유명한 '비천무'는 동양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작품으로 제가 연기한 설리는 한 남자를 평생 가슴에 담고 사는 외롭지만 어찌보면 강한 여성이기도 해요. 또 이번 작품에서는 무술하는 장면도 적지 않게 나오는데, 액션신 도중 다친 적도 있었죠. 그래서 '비천무'와 '설리' 역이 더 큰 정이 가는 것 같아요. 참, 향후에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역할들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어요."
국내 드라마 복귀와 함께 박지윤은 올 봄 새 앨범도 공개할 예정이다. 박지윤이 새로운 정규 앨범을 선보이는 것은 지난 2003년 2월 발매한 6집 이후 5년여 만이다.
"새 앨범 녹음이 현재 중간 정도 진행된 단계여서 전체적인 컨셉을 말할 시기는 아니지만, 과거에는 짜여진 컨셉과 안무에 중점을 둔 채 앨범을 냈다면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는 3월 정도면 새 앨범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날 박지윤은 "너무 어렸을 때 데뷔해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와 저한테는 저만의 휴식 시간이 필요했어요. 지난 3~4년 동안 학교도 다니고 여행도 가고 사진도 배우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소중한 여러가지 것들을 얻었죠. 이렇게 얻은 것들을 올해 팬 분들과 많이 나누고 싶어요"라며 한층 여유로워진 표정 속에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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