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대 총선 결과가 9일 오후9시쯤이면 명확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락 여부에 따라 많은 후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겠지만 그 못지 않게 연예계에서도 기쁨과 탄식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인 색깔을 명확히 드러내며 응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예계에서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80년대 후반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개그맨 김병조가 방송에서 여당과 야당의 차이를 언급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았던 일이 있었을 정도로 연예인들이 정치를 입에 담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연예인들이 '커밍아웃'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며 해당 정당과 후보를 응원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연예인들의 특정 후보 지지는 정치 성향을 분명히 한 경우도 있으며, 인간적인 정리로 나선 경우도 상당했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했던 문소리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으로 나뉘자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 심상정 후보 유세에 모습을 내비쳤다. 박중훈은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를 위해 발벗고 나섰으며, 하리수 김부선 박찬욱 감독 등도 진보신당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때 총선 출마를 꿈꿨던 가수 김흥국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유세에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정몽준 후보 유세에는 시조카 며느리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 유세에는 아버지인 영화배우 남궁원과 이대근, 사미자 등이 응원을 했으며, 이경규는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 유세를 뒤따랐다. 최명길은 남편인 김한길 의원이 이번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통합민주당 후보를 위해 유세장 곳곳을 뛰었다.
송일국은 어머니 김을동이 친박연대 비례대표로 나섰지만 유세장에는 등장하지 않고 친박연대 홍사덕 후보 사무실을 찾는 것으로 신의를 지켰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자신의 성향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에 대해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연예인들이 정치 성향을 분명히 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공정해졌다는 반증"이라는 평이 상당하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결국 얼굴마담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서세원과 현석이 연설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가 선관위에 고발을 당한 것은 눈살을 찌프리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공인인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지를 표명했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게 대중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