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이냐 사생이냐, 2009 팬문화 긴급진단①

발행: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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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누나, 동생, 아가. 스타를 부르는 호칭이 다양해졌다. 스타를 따르는 유형도 그만큼 다양해져서 '꺅꺅' 소리를 지르며 쫓아다니는 것만 생각하다가는 오산, 불법 다운로드 자체 저지,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 등 한층 성숙한 팬문화를 보이게 됐다.


이는 현장에 가면 더욱 두드러진다. 어딜 가나 연예인 누구의 팬으로 일원화된 시선을 받게 되는 만큼 여차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자신으로 인해 듣지 않아도 될 안 좋은 소리를 듣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스린다. 대표가 나서 질서 유지를 위해 뛰어다니고 공연 후 뒷정리를 하는 모습은 이젠 당연한 현장의 일면이 됐다.


그러나 모든 팬문화를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기엔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전히 일부 극성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집착과도 같은 과한 애정을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경쟁 상대에는 지독한 악평 일색으로 대하기도 하고 스캔들이라도 날라치면 가차 없이 '응징'한다.


팬문화의 독한 배설물이라고 할 안티팬도 여전히 존재하며 연예인들을 괴롭힌다. 자정의 목소리가 일고 있으나 여전히 '초딩'짓을 하는 일부 네티즌 등은 근거를 알 수 없는 루머를 양산하고 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 악플들을 쏟아낸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최근의 팬문화는 크게 둘로 양분된다. 보통의 팬과 일명 '사생'팬이다.


사생팬은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모두 쫓으며 그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는 이들을 말한다. 공개방송이나 촬영현장 등 연예인으로서의 공식 일정은 물론 친구와의 만남 등 개인 일정까지 모든 것을 파악하려 하고 이를 뒤따르려 한다.


물론 사생팬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 것은 팬이라면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정도의 지나침이다. 이들은 한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존중하기보다 그저 그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즐거움을 더 크게 인식한다.


이 때문에 보통의 팬들은 사생팬과 구분 없이 통칭으로 일컬어지는 것을 극히 싫어하며 사생팬과 분명히 구분지어 줄 것을, 아예 '사생'이라는 말 뒤에 '팬'이라는 말을 빼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팬들 사이에서도 사생팬들은 비판의 대상이 되나 남들은 모르는 연예인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된다는 것, 그 연예인을 더 많이 지켜볼 수 있음과 이 정보를 공유하는 데서 오는 우월함은 달콤한 유혹이 된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우리 팬문화의 여파를 미치고 있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방송·연예의 힘이 해외까지 미치며 한류 속에 현지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팬문화도 함께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 태국 등에는 이전까지는 눈에 띄지 않았던 택시 족들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주로 사생팬들이 많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택시를 타고 연예인을 뒤쫓는 것이다. 또 색깔 풍선을 맞춰서 응원하는 것도 다른 나라와는 다른 한국의 영향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부채 등을 활용한다.


팬문화가 점차 다양해지며 팬문화의 긍정적인 일면이 팬들 자체는 물론, 연예인, 연예계 관계자 등에 크게 호평 받고 있다. 팬문화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는 팬문화의 어두운 바닥은 즐거운 흥분 속에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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