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저마다 무엇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남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재주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실시간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연예인에게 자신이 어떤 재주를 갖고 태어났는지 잘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재능과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 연예인들은 영역파괴가 이뤄지면서 예능 MC에 욕심을 낸다.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갖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은 물론 금전적 보상도 크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예능MC를 꿈꾸지만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은 MC형 연예인과 게스트 형 연예인이 따로 있는 것 같다는 이색 의견을 내놨다. 이게 무슨 말일까.
최근 기자와 만난 SBS 박정훈 예능국장은 "MC로 섰을 때 빛이 나는 사람이 있고, 게스트일 때 더 재미있고 주목받는 연예인이 있다"며 "모두들 MC에 욕심을 내지만 자신에게 잘 맞는 포지션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형기 씨는 MC제의도 꽤 많이 받았는데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며 "조형기 씨가 '나는 MC일 때보다 고정 게스트일 때 더 빛을 발한다'고 했다고 들었다. 실제로 조형기 씨는 '좋은 아침' MC가 교체될 때마다 유일하게 그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말을 뒷받침하듯 '왕의 귀환'이라는 별칭을 얻은 최양락도 MC보다는 게스트일 때 더 큰 웃음을 준다.
최양락은 지난 1월5일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출연 직후 '예능 늦둥이'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함께 방송을 한 연예인들조차 "최양락 씨가 입을 열 때마다 빵빵 터졌다"며 그의 입담과 재치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결국 그는 오랜만에 나온 예능 프로그램 출연 직후 MC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최양락은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의 MC가 된 직후 그 직책이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게스트일 때보다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최근 MBC '내조의 여왕'에 카메오 출연해 큰 웃음을 줬다. 게스트 형 연예인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2인자' 박명수도 유재석과 콤비를 이뤄 여러 예능 프로그램 MC로 활약 중이지만, 단독 MC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할 때 존재가치가 돋보인다. 유창한 말솜씨와 많은 출연자를 아우르기보다는 톡톡 튀는 말과 행동이 주특기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단점이 '싼티'라 평가받는 붐 역시 고정 게스트로 출연, 예능 MC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SBS 한 예능국 PD는 "붐을 단독 MC로 발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고정 게스트로 붐만한 인물이 없다"며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웃음을 주기 위해 몸을 던지는 붐을 보면 왜 많은 PD들이 선호하는 게스트 1위인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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