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월화극 '별을 따다줘'(극본 정지우 연출 정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첫 방송한 '별을 따다줘'는 11.0%(AGB닐슨)의 시청률로 출발, 단 한 번도 하락하지 않고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난 19일 15.3%로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15%고지를 넘어섰다. 이어 25일 15.5%, 26일 16.0%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별을 따다줘'의 이 같은 선전이 돋보이는 이유는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안방극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
이 드라마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졸지에 다섯 이복동생을 떠맡게 된 빨강(최정원 분)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얘기를 담고 있다. 명품에 빠져 돈 모으기를 게을리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된장녀' 빨강은, 부모가 죽자 돈 한 푼 없는 몸으로 동생들을 이끌고 찜질방, 여관을 전전하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던 변호사 강하(김지훈 분)의 집에 들어가 식모살이를 한다.
매사가 어설픈 빨강이지만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등 동생들의 도움으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 막내 남이는 언제나 빨강의 등에 매달려 그녀의 처량함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어찌 보면 진부할 것 같은 이 드라마가 성공가도에 오르게 된 이유는 최정원과 그 동생들의 호연에 힘입은 바 크다.
'바람의 나라'로 중간에 사극을 하기는 했지만 '소문난 칠공주'의 명랑 여성 미칠이 이미지가 강했던 최정원은. 마치 실제 해보기라도 한 듯 두 살배기로 막내 남이를 등에 업고 천연덕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삶에 지쳐 좌절하다가도 이내 힘을 내 동생들을 이끄는 모습은 최정원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할 정도로 그녀와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감동적"이라는 표현으로 그의 연기를 칭찬하고 있다.
주황(박지빈 분), 노랑(김유리 분), 초록(주지원 분), 파랑(천보근 분), 남이(정재형 분) 등 다섯 아역들 역시 성인 연기자 버금가는 연기력으로, 극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두 살 배기 남이 역시 몇 마디 안되지만 대사와 표정 연기를 보여줄 정도.
여기에 눈썹까지 밀고 '나쁜 남자' 강하로 분한 김지훈과 한 없이 착한 훈남 준하 역 신동욱의 대비되는 연기 또한 서서히 여성 팬들의 마음을 자극시키고 있다.
앞서 SBS의 첫 오후 9시 드라마로 선보인 '천사의 유혹'의 경우, 20%가 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경쟁사 9시 뉴스를 누르는 등 눈에 띠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천사의 유혹'은 복수를 주소재로 살인미수, 자살,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을 현혹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처음 시도 되는 9시 드라마고 해당 시간대 전통의 강자인 9시 뉴스와 맞붙는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9시가 여전히 가족 시청자 시간대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에 그러한 자극적인 소재를 과감히 버리고 '가족'과 '가족애'로 승부수를 던진 '별을 따다줘'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별을 따다줘'가 9시 드라마의 새장을 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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