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안방극장에 신조어가 있다면 바로 '미친 존재감'이 아닐까.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짧은 등장만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들 '미친 존재감'들이 있었기에 올 한해 안방극장은 더 풍성해질 수 있었다.
죽고, 살고, 또 죽으며 수많은 작품들에 동시다발적으로 얼굴을 비쳤던 김갑수부터 표정 하나로 엑스트라 아르바이트생에서 일약 스타가 된 '티벳궁녀' 최나경까지 2010 안방극장의 '미친 존재감'을 모아봤다.
여기도 갑수, 저기도 갑수..'다작' 김갑수, 하지만 질리지 않는다
김갑수는 올해 초부터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얼굴을 비쳤다. 지난 3월 한 달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무려 4편. SBS 월화극 '제중원', KBS 2TV 수목극 '추노', KBS 1TV 주말극 '거상 김만덕' 등 3편을 동시에 출연한데 이어 '추노' 후속 '신데렐라 언니'에 출연하며 '월화수목토일 김갑수'를 가능케 했다.
다작도 다작이지만 김갑수의 '미친 존재감'이 빛을 발한 건 꼭 죽음으로 극 중간에 하차한다는 것.
'제중원'에서 총에 맞고, '거상 김만덕'에서는 독살로, '추노'에서는 지병으로 숨진데 이어 '신데델라 언니'에서는 쇼크사로 극중 죽음을 맞았다. 최근 MBC 수목극 '즐거운 나의 집'에서는 와인 병으로 머리를 맞아 죽는 등 배역과 다양했지만 하차를 위한 죽음의 방법도 다양해 화제를 모았다.
김갑수의 다작 출연은 그러나 그의 연기력이 뒷받침되며 식상보다는 '미친 존재감'으로 그를 빛나게 했다.
그가 아니면 누가 천지호?..성동일, 빼어난 연기력으로 눈길 '팍'
김갑수만큼의 다작은 아니지만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자신의 진가를 살려내는 배우가 있으니 바로 성동일이다.
성동일은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 최고의 히트작인 '추노'에서 대길(장혁 분)을 조선 최고의 추노꾼으로 길러낸 천지호로 등장,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대길과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며 애증의 관계로 눈길을 끌었다.
성동일은 천지호를 연기하며 40대 '짐승남'의 면모를 과시, 카리스마 넘치는 농익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했다.
특히 극중 천지호가 숨을 거두기 직전 자신의 입안에 엽전을 넣고, 발가락이 가렵다며 대길에게 긁어달라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탁구 죽이려던 전인화, '김탁구'를 살리다
사실 전인화가 악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 '과연?'이라는 물음이 뒤따랐다. 곱디고운 전인화가 '악역'으로 나선다는 게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전인화는 KBS 2TV '제빵왕 김탁구'가 50%육박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끈 데 1등 공신 중 하나다.
그는 20대스타보다 고운 외모와 지적이 필요 없는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선한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야망을 쫓는 악녀 연기가 오히려 극중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고독남' 주상욱, '자이언트' 속에 우뚝!
SBS '자인언트'에 출연중인 주상욱은 이 드라마를 통해 존재감을 대중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일일극부터 미니시리즈까지 다양한 작품에 착실하게 출연해왔던 주상욱은 '자이언트'를 통해 '훈남'에서 '고독한 악남'으로 변신,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황정음과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연기하며 최고의 인기남으로 거듭났다.
'티벳궁녀' 최나경, 자고 일어나니 '스타'
화제성만으로 2010 안방극장의 '미친 존재감'을 꼽으라면 단연 '티벳궁녀'일터.
최나경은 MBC 드라마 '동이'에서 궁녀 역으로 보조 출연 후 화제를 모으며 얼굴을 알렸다. 극중 임성민의 얼굴을 무심코 바라본 게 캡처,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그의 표정이 티벳 여우의 모습과 닮았다는 이유로 '티벳궁녀'라는 별칭으로 유명세를 탔다.
최나경은 MBC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에 캐스팅되는 등 존재감 하나만으로 스타 반열에 오르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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