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소녀' 우리(20, 본명 김윤혜)가 다시 돌아왔다.
우리는 MBC 수목극 '넌 내게 반했어'에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악바리 여대생 한희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드라마는 18일 종영을 앞뒀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넌 내게 반했어' 속 청춘들은 그녀 자신과 같은 고민과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간 콤플렉스와 마음의 상처로 망설였던 연기자의 꿈, 그것을 다시 직시하기로 한 우리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넌내반', 콤플렉스로 움츠렸던 자신감을 찾아준 작품
종영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고 기자와 마주한 우리는 "제 스스로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 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아요. 배우고 느낀 게 정말 많았어요. 빨리 끝나서 아쉽지만 너무 감사한 마음이예요"라며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스스로와의 싸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길로 돌아온 우리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최근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녀는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사실과 이를 극복하고자 양악수술을 받았음을 솔직하게 밝혀 화제를 모았다.
어린 시절 외모로 주목받은 그녀였지만, 자라면서 생김새가 변하자 캐스팅에서 외면을 받았다고. 사춘기였던 그녀에겐 이 같은 현실은 상처가 됐다. 우리는 "당시에 스스로를 정말 미워했어요. 제 마음에 벽이 생겼죠. 말도 없어지고 사람을 대하기 힘들어졌어요. 사진 찍으러 가서도 벌벌 떨 정도였고, 사람들이 저를 향해 손가락질 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어요"라며 대인기피 증세까지 보일 정도로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런데 방송에서 수술 고백 후에 오히려 응원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이목구비는 그대로기 때문에 수술사실을 몰랐다는 분들이나, 그런 콤플렉스가 있었다니 몰랐다며 힘내라고 해주시는 분들 덕에 용기를 얻었죠."
성형수술, 비록 그녀가 원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꿈을 위해 감행했다. "제 꿈을 이루려면 더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슴 속에 뜨거운 것을 느낀 게 딱 한 번인데, 그게 연기였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그런 고통쯤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라고 당당히 고백하는 우리의 모습에서 드라마 속 노력파 희주의 모습이 스쳤다.
"희주가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닮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이번 작품을 위해 진짜 열심히 연습했어요. 악바리에 연습벌레라는 희주 캐릭터를 소화하려면 잘해야 했죠. 퀸카, 노력파 수재라는 설정인데 '저것밖에 못하나'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으니까요. 처음엔 이기적인 희주를 미워했는데 요즘은 희주에 대해 많이 이해를 하게 돼요."
"시청률 보단 역할에 공감 얻고파."
우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키스신을 찍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무대에서 연기로써 입맞춤한다는 설정으로 현기영(이현진 분)과 처음 키스신을 연출하게 된 것. 막상 우리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지만, 6살 어린 동생과의 호흡에 이현진이 어색해 했다는 후문이다.
우리는 "처음엔 손으로 입을 가릴까 얘기도 했는데 화면에서 사실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실제로 입맞춤을 했어요. 전 처음인데 긴장은 생각보다 많이 안 했어요. 막상 찍게 되니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현진오빠가 '죄 짓는 것 같다'고 자꾸 어색해 하시더라고요"라고 수줍게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작품은 특히 청춘물답게 또래 연기자들이 대거 함께 해 촬영장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쳤다. 우리는 "평소 씨엔블루를 좋아했는데, 정용화 오빠가 잘 챙겨주시고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 주셨어요. 민혁이도 동갑이라 편하게 지냈죠. 이번 작품하면서 더욱 씨엔블루의 팬이 됐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러데 박신혜 언니는 사고도 당하고 피로가 많이 쌓였을 텐데 티내지 않고 열심히 하셔서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많이 안쓰러웠어요. 제가 동생이지만 애교가 별로 없는데 언니가 먼저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늘 고마웠어요"라고 출연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넌 내게 반했어'는 공감을 얻을 만한 소재와 박신혜 정용화 등 차세대 한류스타들의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 그러나 저조한 시청률로 한 자릿수 종영이 예고되고 있다. 아쉬움은 없을까.
"솔직히 아쉬운 게 아주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러나 거기에 연연은 하지 않아요. 표민수 감독님도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드라마를 완벽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고요. 제가 맡은 역을 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원더걸스 멤버 될 뻔, 연기 선택 후회 없어."
연기에 대한 열정 때문에 성형도 불사한 우리지만, 춤에도 관심과 재능이 있어 주변에서 탐내는 일이 많았다. 특히 원더걸스의 멤버가 될 뻔 했던 일화는 깜짝 놀라움을 선사했다.
"현아씨가 처음 빠졌을 당시 소속사 쪽으로 합류 제안이 들어 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춤이나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해요. 그렇지만 연기가 훨씬 좋았어요. 가수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지만 연기를 선택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 할 수록 욕심이 생겨서 못 하면 자책하고 짜증나고 후회하지만 그걸 넘어서고 싶어요."
우리는 예쁘고 착한 역할보다 사이코패스 여고생, 악바리 뮤지컬 배우 지망생 등 개성 강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액션과 멜로를 넘나드는 하지원이나 '미쓰홍당무'의 공효진 같이 팔색조 매력이 있는 배우를 꿈꾸고 있다고.
"청순한 아가씨 보단 거지 연기를 하고 싶어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연기를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요. 나중에는 연기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에 몰입해 제 스스로가 그 인물 자체가 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한동안 외모 콤플렉스로 재능을 펼쳐 보이지 못했던 우리의 재발견을 이끌어 낸 것은 KBS 2TV '강력반'에서 보여준 사이코패스 여고생 연기였다. 우리는 당시 호평을 받았던 연기에 대해 "사이코패스 연기를 위해 따로 구상을 하진 않았어요. 그냥 부딪혀 보고 싶었죠. 뭔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면 캐릭터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소녀 우리가 어느새 두 눈동자에 또렷한 빛을 품고 성숙한 숙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진 속, 인형처럼 예쁘던 '신비소녀'는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표정을 가진 배우로 성장 중이다. 다음엔 어떤 역할로 감춰둔 매력을 공개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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