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 "도도·섹시 벗고 사람냄새 풍기고 싶다"(인터뷰)

발행:
이경호 기자
이엘 ⓒ사진=이동훈 기자
이엘 ⓒ사진=이동훈 기자


영화 '황해'에서 파격 베드신으로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녀. KBS 2TV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섹시한 '꽃뱀'으로 등장해 뭇 남성들에게 나쁜 여자의 향기에 취하게 했다. 그 주인공은 배우 이엘(30, 본명 김지현)이다.


이국적인 외모에 강렬한 눈빛을 가진 이엘은 찰나의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황해'에서의 강렬했던 모습이 남아있어서일까. 안방극장에서도 짧고 굵게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에는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리턴 투 햄릿'으로 연극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이엘은 지난해 방송된 KBS 2TV 드라마 '공주의 남자'와 '강력반'에서도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공주의 남자'에서는 기생 역을, '강력반'에서는 남자친구를 위해 복수하는 역할을 소화했다. 그가 맡은 역할 중 어느 것 하나 평범하게 넘어간 장면이 없다.


작품 속에서 이엘의 존재감만 따진다면 분명 신스틸러, 미친 존재감이다. 여기에 매혹적이고 도도한 매력이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엘은 지난 2월23일 종영한 '난폭한 로맨스'에서 미진 역을 소화했다. 극중 무열(이동욱 분)을 유혹하는 일명 꽃뱀 역할이었다. 무열을 유혹하면서 동시에 위험에 빠트리는 나쁜 여자다. 안방극장에서 때로는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던 이엘, 팜므파탈의 수위를 조절하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웃음)'난폭한 로맨스'에서 꽃뱀 아닌 꽃뱀이 됐다. 요즘 제 성격이 유해져서 인지, 제 안에 있는 팜므파탈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입체적으로 그려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지상파 드라마이다 보니 제 스스로 움츠려든 것도 있다."


이엘 ⓒ사진=이동훈 기자

'난폭한 로맨스'는 동시간대 방송된 경쟁 드라마에 밀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방송 이후 시청률은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공주의 남자'의 방송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이엘도 아쉬웠을 법하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환하게 웃었다.


"주변에서 늘 시청률을 말씀하셨다. 저 개인적으로는 시청률 보다 배우들과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종방연에서도 시청률이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다들 만족했다. 저는 저대로 제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난폭한 로맨스'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여느 배우들이라면 '시청률이 아쉽다' '조금 더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는데'라고 말했을 텐데, 이엘은 조금 달랐다.


"극중 제가 꽃뱀 역할의 미진이었는데, 굳이 제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어도 다른 캐릭터가 언급해야 될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방송에는 드러나지 않아 미진에 대한 이해나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았다. 조금 더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엘은 '난폭한 로맨스'에 방송 당시 연극 '리턴 투 햄릿'의 무대에도 올랐다. 드라마와 연극, 두 개를 병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는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난폭한 로맨스'를 촬영할 때는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카메라에 잘 나오고 못 나오고를 떠나서, 카메라를 다시 익혔다. 연극 무대에는 카메라를 의식할 필요가 없지만, 드라마는 달랐다. 이미 연극 무대에 선 이후 방송에 들어갔기 때문에 카메라 위치를 다시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릭터도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하면 튈 것 같았다. 물론 어색했을 거다. 드라마 촬영 중에 저 스스로 갈팡질팡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엘 ⓒ사진=이동훈 기자

영화 '황해' 때부터인가. 이엘은 항상 누군가를 유혹하는 역할이다. '황해'에서는 내연녀로, '공주의 남자'에서는 기생으로,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꽃뱀으로. 물론 몇 안 되는 작품만으로 그를 평가할 수 없지만 유독 남자를 유혹한다. 그렇다면 실제 그는 어떨까.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좋지만, 유혹하는 편을 좋아한다. 여자는 결혼 할 때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반대다. 또 저는 상대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까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말만 이렇지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유혹하는 걸 좋아한다는 이엘, 벌써 서른이다. 연애도 한창 해야 할 나이지만 손사래를 친다. 자신만이 꿈꾸던 서른의 나이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엘 ⓒ사진=이동훈 기자

"우리나라 나이로 벌써 서른하나다. 지난해 이맘때는 경력에 뭐라도 하나 더 넣으려고 했는데, 그렇지를 못했다. 제가 꿈꾸던 서른의 나이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반전문가가 되는 거였다."


이엘은 앞으로 드라마, 영화에서 액션 배우의 매력을 뽐내보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스스로 큰 꿈이라는 그는 안젤리나 졸리 또는 밀라 요보비치 같은 강한 캐릭터의 여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그러나 지금 당장은 순하고 둥글둥글한, 누가 봐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캐릭터가 도도하고 강렬했기 때문일까 싶다.


"실제 제 성격은 전혀 도도하지도 시원스럽지도 않다. 더구나 섹시하지도 않다. 낯은 좀 가리지만, 오빠, 언니, 친구들과 친해지면 먼저 다가가고 편하게 오픈하는 스타일이 바로 이엘이다."


주변에서 편하게 말을 걸어주고 얘기해주길 바라는 이엘. "이엘에게 숙제가 있다면, 섹시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풀어내는 게 숙제다. 사람냄새 나는 배우로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이엘은 지금 보여주는 도도, 섹시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사람냄새 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배우로서 꾸미지 않은 도도함이나 섹시함은 여간해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이엘은 배우다."는 말로 배우는 천의 매력을 지녀야 함을 어필했다.


"사람냄새 나는 배우로 앞으로는 어떤 작품에서든 극의 중심,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엘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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