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여정(31)이 두 달 동안 안방극장을 달콤한 로맨스로 사로잡았다. '조여정 표 로맨틱 코미디'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한 여름의 로맨스를 선사했다.
조여정은 지난 25일 종영한 KBS 2TV 월화극 '해운대 연인들' 에서 당차고 억척스러운 고소라 역을 맡았다. 앞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의 열연에 시청자들은 웃고 울었다. 7,8월 땡볕 촬영에 태풍까지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었다. 방송 전 '해운대 연인들'에 출연하게 된 소연이 자신이 속한 그룹 티아라의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조여정은 이런 외부적 논란에도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조여정은 약 3개월 간 '해운대 연인들' 촬영으로 부산에 머물렀다. 첫 촬영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현지에 머무르며 촬영에 매진했다. 종영 후 기분은 어떨까.
"허전하고 시원섭섭한 느낌이죠. 뭐랄까요. '해운대 연인들이 저를 놓아주는 느낌이 들어요. 뒤로 꽈당 넘어지는 기분이네요."
부산 현지에서 '해운대 연인들' 첫 촬영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부산에 머물렀던 조여정. 지난 22일 '해운대 연인들'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조여정은 방청소를 가장 먼저 했다고.
"서울에 올라와서 제일 먼저 한 건 방청소였어요. 부산에 있다가 서울에 와서 자고 일어나니까,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죠. 부산에 갔다 왔던 시간이 없어진 기분이 들었어요. 땡볕, 태풍 등 촬영장에서 그렇게 많은 고생을 했는데 말이에요. "
'해운대 연인들'처럼 지방에서 모든 촬영을 해야 할 게 있다면 조여정은 흔쾌히 짐을 쌀 수 있을까. 해외 올 로케 촬영, 영화가 아니라면 드라마의 경우 좀처럼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해야죠. 집 떠나서 지방에서 촬영하는 거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집은 언제 돌아와도 있을 곳이잖아요. 이번에 부산에서 촬영할 때 집을 그리워 할 시간이 없었어요."
드라마 촬영으로 유독 바쁜 여름을 보낸 조여정이다. 지난 6월 영화 '후궁:제왕의 첩' 개봉 후 '해운대 연인들'까지 그야말로 한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여름휴가도 가지 못했다고 한다. 올 하반기 영화와 드라마로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올 하반기에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다음달 4일부터 1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데 그 곳에 가야죠. 부산에 다시 내려가게 됐어요. 다음 작품은 영화, 드라마 모두 보고 있어요. '드라마 한 편 했으니, 다음에는 영화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어요. 배우니까, 좋은 작품이 있고 제게 맞는 역할이면 출연해야죠. 배우인 저도 다음에는 어떤 작품에 출연하게 될지 궁금해요."
조여정은 '후궁:제왕의 첩'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동욱이 입대 후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김동욱은 지난 8월 30일 입대해 현역 복무 중이다. 조여정이 한창 드라마 촬영을 할 때라 김동욱이 입대 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김동욱이 입대 전에 전화가 왔어요. '누나, 힘들지?'라고 하더라고요. 고맙게도 잊지 않고 전화를 했더라고요. 훈련소에서 행군한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죠. 응원해 달라고 해서 '힘내!'라고 응원해줬어요. 휴가 나오면 밥 사줘야죠. 군 생활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조여정에게 '해운대 연인들'은 여려모로 의미가 깊다. 특히 데뷔 첫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을 드라마다. 방송 전과 초 티아라 소연의 출연 논란, 부산 사투리 연기 논란 등 예기치 않은 논란이 있어 배우로서 적잖은 부담감을 느꼈을 듯싶다.
"시작부터 부담을 가지면 안 돼요. 부담에 대한 생각도 가지지 않았어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부담을 가지면 얼게 돼요. 제가 연기를 정말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니잖아요. 연기 할 것도 많은데 그런 거에 신경 쓰면 시야도 좁아지고, 배우로 보여줘야 할 것도 줄어들어요. 촬영을 할 때 늘 옆에 여러 문제들이 있어요. 저는 늘 앞만 보고 가려 해요. 그렇게 최선을 다해야 결과물에 대해 할 말이 없죠."
조여정은 김강우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두 말할 나위 없는 좋은 배우와 호흡했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김)강우 오빠는 여러모로 최고의 배우에요. 일단 '해운대 연인들'에서 고소라를 만들어 줬어요. 신기한게 오빠와는 호흡이 잘 맞았어요. 강우 오빠도 저한테 '남해를 네가 만들어 줬다'고 표현하세요. 배우 김강우는 대본을 현장 상황에 맞게 구현해 내는 능력이 있어요. 그게 제게도 자극이 됐고, 어마어마한 도움이 됐죠. 드라마 주인공이라고 해도 한 사람만 잘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극중 상대방에게 영감을 받아서 해야 하는 공동 작업이니까요."
조여정이 드라마든 영화든 상대역 배우와 호흡을 잘 맞추는 비결은 뭘까. 또한 작품 속에서는 혼자 돋보이기 보다는 상대 배우도 함께 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조여정은 이에 대해 '이심전심, 역지사지'를 손꼽는다.
"상대방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거 같아요. '배려해야지'라는 마음먹기보다 제가 피곤하면 상대 배우도 피곤할 거라는 생각을 하죠. 이심전심 같은 거예요."
'해운대 연인들'에서 조여정과 김강우는 달콤하고 유쾌한 로맨스를 펼쳤다. 아직 솔로라는 조여정은 '해운대 연인들'의 로맨스는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이태성(김강우 분)은 코믹과 시크한 매력을 다 가진 남자에요. 여자라면 그런 남자와 연애하고 싶죠. 또 이번 드라마 스토리 같은 로맨스는 누구나 꿈꾸는 이야기일 거예요. 저도 연애를 하게 되면 듬직한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제게 보호막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남자라면 좋아요."
'해운대 연인들'에서 조여정과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임하룡부터 박상면까지 다양했다. 극중 삼촌수산 식구들은 조여정과 크고 작은 일을 겪었다. 좀처럼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이들의 만남이었다.
"선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얼마 전 '해운대 연인들'의 종방연에서 다른 말 보다는 '또 보자'는 말을 했어요. 이 말은 상대 배우와 해서 좋았다는 애정표현이죠. 출연진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조여정은 '해운대 연인들'의 시청률에 대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MBC '골든타임', SBS '신의'와 매주 경쟁을 해야만 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동시간대 시청률 2위로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시청률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어요. 저는 시청률 수치로 크게 외면당하지 않았다는 생각이에요. 진짜 시청 안 하셨으면 시청률이 너무 안 좋았겠죠. 고정 시청자들도 생겼고, 여러 평가도 애정 어린 잔소리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이 다 제게 힘이 됐어요."
'해운대 연인들'에서 억척스럽지만 밝고 경쾌한 매력을 뽐냈던 조여정. 다음 번 안방극장에서는 어떤 캐릭터로 컴백을 할까.
"차가운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겉보기에 친절하게 생겼잖아요. 인상은 친절한데 거기에 반전이 있는, 차갑고 도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방자전'이나 '후궁:제왕의 첩'의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안방극장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외모에 맞는 연기가 아닌, 그것과 다른 역할을 소화해 보고 싶어요. 거기에 따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반전이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조여정은 '해운대 연인들'을 통해 행복한 것과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바다에서 촬영을 하니 좋은 풍경을 본 게 행복했어요. 새벽에 문득 바다를 볼 때도 있었는데, 감정연기 하는데 도움이 됐죠. 뜨겁고 더웠던 여름 촬영인데 바다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일하면서 이런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 아쉬운 건, 강우 오빠와 첫 만남이 그려지는 신이었어요. 날씨도 굉장히 더워서 힘들었죠. 여기에 밤샘 촬영까지 있어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오빠가 차력사로 방망이를 부러뜨리는 신이었는데, 두고두고 오빠에게 우는 소리를 했어요."
조여정은 '해운대 연인들'이 종영을 잘 할 수 있던 것은 시청자들의 관심 때문이었다고 했다. 시청자들이 잘 지켜봤기에 종영까지 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여정은 앞으로 더 많은 걸 하고 싶은 배우에요. 시청자들도 다음이 기대되는 '어떤 작품으로 돌아오게 될까?'라고 궁금해 하는 조여정으로 돌아올게요."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