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움츠러든 뒷모습은 더 이상 초라하지 않았고, 딸은 엄마가 됨으로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KBS 2TV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가 지난 3일 눈물과 갈등 없이 가족 간 대화합을 이루는 결말로 종영했다.
'내 딸 서영이'는 IMF 당시 실직 후 한탕주의에 빠져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 이삼재(천호진 분)에게 지친 이서영(이보영 분)이 강우재(이상윤 분)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 전개됐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처럼 결국 거짓말은 등장인물들의 출생의 비밀과 함께 드러났고 상처와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이는 치유를 위한 과정이었다.
이처럼 '내 딸 서영이'는 가족의 갈등, 화해는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였지만 작품 집필을 맡은 소현경 작가는 세심하면서도 다른 시각에서 풀어갔다. 이는 중년시청자 확보를 탄탄하게 했으며 젊은 시청자들의 유입도 이끌어냈다.
그동안 KBS 2TV 주말연속극을 보면 아담한 주택에서 조부모, 부모, 자녀들까지 옹기종기 모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보통은 하하 호호 하면서 화목하게 지냈고, 대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장면은 꼭 등장했다.
'내 딸 서영이'는 달랐다. 단촐한 가족구성원의 등장으로 지금의 모습을 잘 반영했다. 작품에 등장했던 각 가구의 공통점이 있다면 조부모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중년세대가 퇴직 후 겪는 제2의 인생 찾기, 사랑에 대한 고찰은 딱딱하게 그려내지 않았다. 부모 자식 간 사랑이라는 불변의 진리, 큰 틀 속에서 젊은 세대도 딱딱하지 않게 시청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젊어진 연출진, 신구조화를 이룬 배우들의 호연, 소프트한 전개와 분위기 속에서 '국민드라마'로 등극 할 수 있었다.
이에 연출을 맡은 유현기PD는 최근 "이제 주말연속극 시간인 오후 8시, KBS가 단단해진 시간인 것은 틀림없다"며 "부담도 됐지만 소현경 작가님이 워낙 좋으신 분이고 배우들도 각자 잘 해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연속극이 더 이상 어른들의 드라마가 아닌, 남녀노소 함께 얘기하면서 볼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어떻게 '흥행역사'를 쓰며 달라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내 딸 서영이' 후속으로 아이유, 조정석 주연의 '최고다 이순신'이 9일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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