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판석 PD가 특유의 디테일이 '풍문으로 들었소'에 리얼함을 불어넣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은 풀샷에서도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풀샷에서 세세한 디테일을 찾아보는 묘미가 있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초일류 로열패밀리의 거만한 '갑질'과 이에 나름대로 맞서는 평범한 서민 여고생의 '을질'을 통렬히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첫 선을 보인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부엌에 무심하게 걸린 낡은 수건. 이는 평범한 가정, 오히려 조금은 가난한 집안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의 수건으로 빠듯한 생활에 대학진학이 어려운 서봄(고아성 분)의 사정을 짐작케 해줬다.
또 배가 부른 서봄이 어머니와 함께 임산부 체조를 하는 장면 역시 자연스러웠다. 해당 장면에서 스치듯 등장하는 한 임산부의 어린자녀가 풀샷을 통해 돌아다니면서 실제인 듯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 것. 이 밖에도 한인상(이준 분)이 서봄을 집에 급작스럽게 들어 닥치는 장면에서는 테이블 위에 휴대폰과 리모컨이 무심하게 올려져 있어 평범한 일상이 표현됐다.
안PD의 작품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그는 전작 JTBC '밀회', MBC '하얀거탑' 등에서도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극중 주인공이 이야기 나누고 있으면 그 배경으로 등장하는 조연, 혹은 단역들까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하도록 연출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현실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안PD는 이러한 세심한과 면밀함을 클로즈업으로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화면 구석에 몇 초 안 잡히는 장면으로 등장케 해 이를 발견한 사람에게 감동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도 작품 전체를 완성도 있게 다가가게 한다.
완벽해 보일 만큼 디테일한 안PD의 '풍문으로 들었소'가 앞으로 어떠한 볼거리를 제공할지 지켜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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