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진세연(22)은 꾸준한 배우다. 지난 2010년 SBS '괜찮아, 아빠딸'로 데뷔한 진세연은 이듬해 '내 딸 꽃님이'로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활동은 브라운관에서 두드러졌다. 진세연은 '각시탈', '다섯 손가락',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 '닥터 이방인' 등 드라마로 필모그래피를 빼곡히 채웠다. 물론 '인천상륙작전', '위험한 상견례2' 등 스크린에서도 활동해왔던 진세연이었다.
진세연의 2016년은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로 기억될 듯하다. '옥중화'는 진세연에게 원톱 주연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각시탈'에 주원,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에 김현중, '닥터 이방인'에 이종석이 있었다면 '옥중화'는 진세연이 첫손가락에 꼽히는 첫 번째 작품이다. 진세연은 이를 위해 '옥중화' 연출 이병훈 PD와 2개월을 연습으로 보냈다.
"(이병훈) 감독님이랑 같이 2개월 정도 연기 연습을 받았어요. 감독님 스타일에 맞춰 연습을 해서 '열심히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촬영 들어가고 방송 들어가기 전에 미친 듯이 떨렸어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이걸 이겨내야지' 했죠. 감독님이 항상 격려해주셨어요. 연습할 때만큼만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셔서 버틸 수 있었어요."
진세연의 부담감은 정말 컸다. 진세연은 '옥중화'로 이병훈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터라 부담이 더했다. 이병훈 PD가 '옥중화'를 끝으로 연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감독님께서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서 뭔가 마지막을 화려하고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대장금', '동이' 때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것도 있고 죄송한 마음도 있었죠. 종방연 때 감독님이 '잘해줬는데 내 능력이 안 돼서 생각만큼 못 해준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죄송했어요."
방송 후에도 진세연의 부담 요인은 또 있었다. 바로 진세연의 아역인 정다빈이 어린 옥녀의 삶을 똑 부러지게 그려낸 것. '옥중화'로선 기분 좋은 출발이었지만 정다빈을 이어받아야 할 진세연에게는 상당한 부담감이 있었다.
"(정)다빈 양이 옥녀라는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너무 설명을 잘해줘서 고마웠고,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첫방송의 시청률이 잘 나오고 이병훈 감독님의 기대작이라고 기대해주셔서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어요."
진세연은 순조롭게 옥녀 역에 스며들기도 했지만 일부에서 부족한 연기력이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방송 중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병훈 PD의 칭찬에 눈물을 흘린 진세연에게서 그간의 마음고생이 느껴지기도 했다. 진세연은 당시 부담감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뜻밖의 감동이었어요. 감독님이 그전부터 그런 말씀을 해주시긴 했어요. 100% 이상을 해줘서 고맙고 끝까지 아무 일 없이 버티자고 해주셨죠. 모든 사람한테 얘기를 하는데, 당당히 얘기할 정도로 저를 믿고 있다고 느껴 한순간에 왈칵 쏟아졌어요. 그때 부담감을 안고 있었던 상태였죠."
'옥중화'를 마친 진세연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한결 담담해 보였다. 진세연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연기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며 다부진 태도를 보여줬다.
"사실 그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제가 연기를 잘해서 '진세연이 노력했구나'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열심히 노력해야죠. 다음 작품에선 더 좋은 연기로 보여드리는 게 해답이 아닐까 싶어요."
잠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옥중화'는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두루 사랑받았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도 상당했다. 진세연은 부모님을 통해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부모님도 연락이 안 오던 친구에게 카카오톡이 왔다고 해요. 제 친구도 '우리 아빠가 엄청 재밌게 본다'고 하더라고요. 정작 본인들은 안 보고.(웃음) 마지막에 다들 '옥녀 끝나고 이제 뭐 보냐'고 해주셨어요. 제일 신기했던 건 40~50대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이 많이 봤다는 거였어요. 촬영지인 용인 드라미아에 가족 단위로 놀러 오시는데 어린 분들이 '옥녀 언니'라고 하면서 그렇게 좋아해요. '부모님과 같이 보나' 싶으면서 신기했어요."
진세연은 '옥중화'로 코믹 연기에 대한 가능성도 드러냈다. 진세연은 극 중반 주역을 암송하는 장면에서는 감탄을 자아내는 암기력을, 신 내림을 받는 척하는 신에서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신 내림과 주역을 같이 했어요. 최태준 씨에게 하는 대사 중에 '제가 주역을 잘 외우고 점을 볼 줄 압니다'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주역을 외우고 2달까지는 멍때리고 있으면 그 대사가 지나갈 정도로 외웠어요. 그 신이 다행히 멋있게 잘 나와서 좋았죠. 대본 리딩 했을 때는 목소리를 깔고 진지하게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거 아니야. 신 내림 받은 것처럼 해야 해'라고 했죠. 시간이 있으면 연구라고 할 텐데 막막했는데 정은표 선배님이 '신 내림 받는 걸 봤는데 이렇게 하더라'라고 하셨어요. 감독님도 마음에 들어 하셨죠. 그 신이 실제로 신 내림을 받는 척을 하는 것이라 조금은 오버해서 재미로 가도 되겠다고 괜찮겠다고 했어요. '생뚱맞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이었는데 코믹으로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진세연은 코믹 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보는 게 어떻냐는 말에 가벼운 장르를 하고 싶었다고 밝게 웃었다. 사실 진세연은 최근 옥녀부터 '각시탈' 목단, '닥터 이방인' 한승희까지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물을 연기한 바 있다.
"만약에 코믹 연기를 할 수 있다면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가벼운 장르를 하고 싶었는데 코믹을 잘 살릴 수 있을지는 걱정이에요. 기회가 돼서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제가 정말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에요. '청춘시대'처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고민이 있어도 취업 준비에 대한 고민, 썸남과 어떻게 하면 잘 될까 고민하고 싶어요. 그동안 했던 캐릭터들은 고민이 컸어요.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2016년을 알차게 보낸 진세연은 이제 2017년을 기다린다. 더욱 안정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진세연의 2017년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너무 긴 작품을 해서 내년에 어떤 작품을 언제 할지 모르겠어요. 내년에는 조금 더 스스로 조금 안정이 될 수 있는 걸 찾아서, 많이 전보다 안정된 느낌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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