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전지현 이민호의 뻔한 사랑 이야기는 이제 지겹다. '푸른 바다의 전설'이 시청자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전할 수 있을까.
지난 2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에서 허준재(이민호 분)는 심청(전지현 분)에 대한 기억을 모두 찾게 됐고, 또한 심청의 마음까지 읽기 시작했다. 이들의 사랑에는 진한 인연이 있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10회에 걸쳐 심청과 허준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사랑, 반복되는 운명을 보여줬다. 심청과 허준재의 만남과 이별, 재회에 이들을 둘러싼 등장인물 또한 과거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허준재는 심청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인정하고, 심청에게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며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허준재는 집 나간 심청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워 노력했고, 심청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등 따뜻한 면모를 드러냈다.
허준재는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심청의 마음을 듣고는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심청을 두고 돌아섰다. 이내 심청이 걱정되자, 허준재는 불편해도 심청이 머물고 있는 찜질방에서 잠을 자며 심청 곁을 지키는 지극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허준재는 심청의 친구인 초등학생 서유나(신린아 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초등학교에 방문해 자리를 빛내며 심청의 행복을 위해 애썼다. 허준재는 심청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었다. 심청의 마음이 모두 들렸기 때문이었다. 허준재는 행복해하는 심청을 보며 기뻐했다.
이렇다 보니 '푸른 바다의 전설'은 여느 드라마처럼 주인공들의 각종 갈등과 오해로 시청자의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가 없다. 허준재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인 심청의 마음을 어차피 다 알고 있어 불안해할 필요가 없기 때문.
그래서일까. '푸른 바다의 전설'을 보는 시청자 역시 이들이 어차피 이뤄질 사랑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헤어질까 불안해하며 노심초사하는 재미를 찾을 수 없다.
지난 10회의 대장정 동안 '푸른 바다의 전설'은 과거부터 이어진 심청과 허준재의 깊은 인연을 그려냈다. 그동안 모두가 아는데 허준재만 모르는 인어의 사랑 이야기였다면, 반환점을 돈 '푸른 바다의 전설'은 허준재마저 인어의 정체를 알게 돼 이제는 모두가 이들의 뻔한 사랑을 짐작 가능하다.
그러고 나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남은 긴장 요소는 살인용의자 마대영(성동일 분)과 허준재와 그의 아버지 허일중(최정우 분)의 오해, 그 음모를 꾸미고 있는 강서희(황신혜 분)뿐이다.
과연 이를 통해서 시청자들의 잃어버린 긴장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푸른 바다의 전설'이 전지현과 이민호의 '비주얼의 전설'로 남을지 아니면 쫄깃한 전개의 '드라마의 전설'로 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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