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케이 광자매' 배우 윤주상이 황혼 이혼의 외로운 뒷모습을 공개했다.
13일 첫 방송된 KBS 2TV 주말 드라마 '오케이 광자매'에서는 갑자기 이혼소장을 받게 된 이철수(윤주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철수는 갑작스런 이혼 소장에 당황해 세 딸을 찾아갔지만, 세 딸 이광남(홍은희 분), 이광식(전혜빈 분), 이광태(고원희 분)의 반응은 모두 냉담했다. 이철수는 첫째 사위 배변호까지 찾아가 공감을 구했지만, 배변호 역시 합의를 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철수는 "나 이혼 못한다. 아내한테 이혼당할만큼 잘못살지 않았다. 통째로 부정당하고 실패한 인생 취급당하기 싫다. 이 나이 되면 내가 잘났든 못났든 내 인생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인정 못 받으면 그렇게 서글프다. 아닌건 아닌거다"며 술잔을 기울였다.
광자매는 이철수가 끝내 합의에 응하지 않자 집까지 방문하며 설득에 나섰다. 광자매는 이철수가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엄마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으나, 이철수는 "나 종갓집 장손이다. 그때는 다 아들 낳고 싶어하는 게 당연했다. 지금 잣대로 재지 말아라. 지금은 틀렸어도 그때는 맞았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광남은 "아무리 그래도 시집살이 시키고 저 백일 밖에 안됐는데 한 겨울에 내쫓냐"며 반박했지만 진실은 다른 곳에 있었다. 아내가 종갓집 제삿날 술에 취해 늦게 들어와 제사상을 엎어버렸던 것. 이철수는 "네 엄마 때문에 분가까지 했다. 그 당시 분가는 자결해도 시원찮을 대 역적"이라며 설움을 토했으나, 그 내막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세 자매는 이러한 내막을 모른채 "재산 분할하기 싫어서 그러냐"며 끝까지 이철수를 몰아세웠다.
이철수는 재산 얘기에 더욱 폭발해버렸다. 이철수는 아내의 씀씀이가 커서 힘들었다고 말하며 "나는 지금까지 나를 위해 돈 쓴 적 없다. 돈 드는 취미 한 번 못 가져봤다. 낚시 좋아했지만 낚싯대 비싸서 못 샀다. 등산복 비싸서 등산도 못했다. 운동화 신고 뒷동산 올라가는 게 유일한 취미였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철수는 이어 "제일 서러운 게 젊을 때 그렇게 고생했더니 이제 와서 쓸모 없다고 내치는 거다. 꿈도 포기하고 일만 했더니"라며 젊은 시절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떻게든 분유값을 벌기 위해 변기 뚫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이철수는 홍보를 위해 "뚫어"를 외치다 대학 친구를 만났던 날의 수치심을 떠올리다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의 꿈은 국어 선생님이었다.
이철수의 눈물겨운 스토리에도 광자매는 지나치게 냉담했다. 광자매는 "뭐래", "그러니까 이혼해달라", "딴 걸 다 떠나서 엄만 피해자고 아빤 가해자다"며 이철수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사실 이철수의 아내는 가족들 몰래 바람까지 피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이철수는 허리 수술을 했던 날 자신의 병실에는 오지도 않은 부인에게 애인까지 있다는 소식을 엿들었던 날을 떠올리며 탄식했다.
홀로 남아 여러 사람의 말들을 곱씹던 이철수는 결국 수면제를 바라보며 극단적 선택을 기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낯설지 않은 가정사와 익숙한 젊은 세대의 가치관, 그 사이에서 어쩌면 비난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당연'했던 노년 남성의 외로운 뒷모습이 두드러진 방송이었다. 노년 남성의 설움과 아랑곳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어떻게 서로를 수용하고 융화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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