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선영이 몸을 사리지 않는 '보통의 우리 모습'으로 공감과 힐링을 선사한다.
17일 오후 KBS 2TV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 2021 - 보통의 재화'(극본 김성준, 연출 최연수, 이하 '보통의 재화')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연수PD, 곽선영, 김나연이 참석했다.
'보통의 재화'는 불운의 아이콘인 것도 모자라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아버린 보통 아닌 여자 김재화(곽선영 분)의 인생 우기 탈출기를 다룬 드라마.
곽선영은 극중 불운의 아이콘 김재화로 분했다. 최대훈은 김재화 담당 정신과 전문의 최병모 역을, 김나연은 어른인 척하는 여중생 안희정 역을 맡아 연기했다.
최연수PD는 "'보통의 재화' 대본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재화의 일상 에피소드와 상담실을 오가는 모습이 교차되는 포맷이 신선했다. 재화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데 사랑스럽다. 이게 다른 사람 얘기 같았지만 나중에 보니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보통의 재화' 제목의 의미로 그는 "다들 나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으로 제목을 지었다. 재화가 공황장애를 앓으면서도 자신의 보통을 나날을 찾는다. 이 친구가 보통의 나날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도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곽선영, 김나연을 캐스팅한 이유로 최PD는 "재화 역으로 독특한 인물을 캐스팅하고 싶었다. 내가 레퍼런스로 삼은 작품들이 거의 영국 드라마였다. 영국 드라마는 배우들이 보편적인 미의 기준을 벗어나 있다. 재화 같은 강한 느낌을 주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다. 선배님(곽선영)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한 모습을 봤는데 조용하지만 독특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실제로 선영 선배님을 봤는데 느낌이 좋아서 막무가내로 부탁했는데 함께 한다고 해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곽선영은 "고민할 게 없었다. 대본을 받자마자 1초의 고민도 안 됐다. 운명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희정 역으로 발랄하고 업 된 느낌을 원했다. 김나연 배우 같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캐스팅 디렉터 분이 진짜 김나연 배우를 캐스팅 했더라. 김나연 배우는 내가 상상한 희정이의 모습이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틀에 박히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곽선영은 '보통의 재화'에 출연한 이유로 "대본 자체가 재미있었다. 김재화라는 인물이 남을 신경쓰지 않고 산다고 생각하지만 모순적인 인간적인 모습에 끌렸다. 재화, 희정이, 병모 모두 각자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부터 더 성숙하고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고민할 때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본에 충실하면 될 정도로 대본이 완성돼 있었다. 상대 배우 복이 많았는데, 김나연, 최대훈 배우가 그 인물로 재화를 만나줬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재화가 안 좋은 일이 닥친다고 너무 괴로워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올라프처럼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밝은 모습이 부각되려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김나연은 "나는 이 대본을 오디션으로 처음 봤다. 대본에 받은 게 많이 없었지만 내 얘기 같았다. 나도 어리긴 하지만 '어리다'라는 말을 듣는 걸 싫어해서 희정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나연은 자신이 맡은 희정 캐릭터에 대해 "희정이는 '아기'라는 말을 싫어하고 '나도 다 컸는데'라고 생각한다. 중학교에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이상한 아줌마를 만난 후 꼬였다고 생각한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을 묻자 김나연은 "선배님이 나를 많이 배려해주셨다. 내가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저에게 핫팩도 주시고 앉아 있으라고 해주셨다. 연기를 할 때도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다"고 했다. 곽선영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는데 다행히 극중 나이도 그 정도 차이여서 도움을 받았다. 내가 촬영장에서 본 나연 양도 희정이처럼 어른스러웠다. 재화가 희정이를 의지했듯이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좋은 배우를 만난 것 같아 행복했다"고 전했다.
최대훈과의 호흡으로 곽선영은 "연륜을 실감할 수 있었다. 최대훈 선배는 워낙 연기 배테랑이었고 오래 전부터 공연을 함께한 사이이다. 대훈 선배의 역할도 재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두 배우 모두 단막극은 처음 출연한다. 곽선영은 "배우들이 KBS 단막극을 꼭 하고싶다고 얘기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단막극에 출연하는 것이 영광스러웠다. 되게 화기애애하게 작업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또 단막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나연은 "'보통의 재화', KBS 단막극 스페셜로 공중파 데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너무 좋은 분들이 계셨고 KBS 단막극 스페셜이 유명하다고 들었다. 드라마 촬영이 처음이었는데 너무 저를 배려해 주셔서 힘들지 않게 재미있게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고 했다.
곽선영은 촬영 중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 "재화가 쓰러지는 장면이 있었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몇 번 부딪혀서 쓰러지는 바람에 충격이 있었지만, 그 이외에는 안전하고 슬기롭게 촬영했다"고 했다. 최PD는 "선배님이 연극을 오래해서 몸을 자유자재로 사용했다. 지문이 없더라도 연기 준비를 많이 해오셨다. 저도 그걸 많이 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인생에 '우기'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김나연은 "인생에 시험, 친구들 관계가 다이지만 그래도 나에겐 그게 힘들었다. 잠도 못 잘 정도의 약간의 고민이었다. 그럴 때 나는 밤을 새더라도 드라마를 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먹고 생각이 안 나면 계속 있는데, 그러다 보면 내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곽선영은 "평소에 일어날 수 있는 작은 일들이 있을 경우엔 '그럴 수도 있지'란 마음으로 항상 잘 지나가려고 한다. 중요하게 생각한 물건이 깨졌을 때는 접착제로 붙이며 '접착제 사놓길 잘했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최PD는 '보통의 재화'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나는 인생에서 '나'로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재화'를 보신 시청자들이 나에 대해,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는 나를 과연 잘 아껴주고 살고 있는지, 나의 행복을 생각하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우리는 평생 나로 살아야 하는데 점점 소중한 나를 뒷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나 하루하루 애쓰면서 잘 살고 있다고 보듬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보통의 재화' 시청 포인트로는 "재화라는 사람의 감정과 글에 포인트를 맞추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병모처럼 재화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랐다. 재화의 표정을 주목해서 보시면 좋겠다. 선영 선배님이 연기를 너무 잘 하는데 얼굴 표정이 너무 좋은 배우다. 특히 눈이 크고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재화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보통의 재화'는 17일 오후 11시 35분에 방송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