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연예대상, 왜 이렇게 슬프죠?

발행: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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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2012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치러졌다. 한 해를 정말 직원처럼 성실히 열심히 보낸 '2인자' 박명수가 대상을 수상하며 진정한 거성으로 거듭났고, 역시 '2인자' 설움 속에 성장한 '황금어장' '라디오스타'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비롯해 무려 6관왕을 수상했다.


시상식 면면은 유쾌했다. 생전 처음 생방송을 진행해 본다는 강호동은 "역시 강호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시간이 흐를 수록 시상식 무대에 적응해갔고, 재기발랄한 예능인들의 수상소감, 인터뷰에 배꼽잡는 순간도 여럿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연예대상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유쾌함보다 엄숙함 그리고 슬픔이었다. 아쉬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났다.


무엇보다 이날의 시상식에서는 올해 MBC 예능을 지배한 장기 파업의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시청률을 앞세운 연말의 매서운 폐지 연타의 상처 역시 도드라졌다. 대상을 수상한 박명수 조차 그 속에 폐지된 '최강연승 퀴즈쇼Q'의 MC로 아픔을 맛본 터다.


8년여 사랑받은 프로그램을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낸 유재석은 PD상을 받으며 수상소감으로 '놀러와'를 보내며 못다한 인사를 전했다. 8년을 함께한 동갑내기 친구 김원희를 향해 유재석이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상을 받아서, 8년 동안 하께 하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라고 전할 때, 보는 사람도 얼마나 울컥했는지.


아니나 다를까. '놀러와' 패밀리 김나영은 펑펑 울고 말았다. 그녀가 직접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라 "행복했다"고 전하며 눈물을 쏟았을 때, 웃으며 인사했던 유재석도 입술을 앙다물고 눈물을 참아야 했다. 그러나 붉어진 눈시울은 감추지 못했다. 대신 지켜보던 박미선이 펑펑 울었다. 그녀는 '놀러와'처럼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보내야 했다.


MBC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해 무대에 오른 박미선은 뼈있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엄마가 뭐길래'를 먼저 언급하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밤새고 촬영도 하고 최선을 다했던 프로그램이었다"고 털어놨다. "우리 시트콤이 폐지되면서 MBC에서 시트콤을 이제 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러지 마시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없애지 마시고 더 좋은 장르를 마련해 주셔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소신 있는 소감도 함께 밝혔다.


그녀의 소감에서는 파업의 상처도 드러났다. 박미선은 ""올해 참 일이 많았다. MBC가 참 많이 어렵고 힘들 때 혼자 일을 막 계속 한다는 게 미안할 때도 있었고 혼자 마음고생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150일을 넘긴 파업 동안 파업하는 MBC의 다른 제작진을 지켜보며 방송에 출연해야 했던 예능인의 뒤늦은 고백이었다. 할 말은 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짠했던 게 과연 나뿐이었을까.


올해의 MBC 연예대상은 유난히 눈물이 많았다. 기쁨의 눈물보다 슬픔과 아쉬움, 상처와 안타까움의 눈물이었다. 각종 상을 휩쓴 '라디오스타'의 제영재 PD는 말했다. 내년에는 그냥 웃기고만 싶다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정말 MBC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냥 웃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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