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강호동의 새 버라이어티 '맨발의 친구들'이 첫 선을 보였지만 프로그램의 진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지난 21일 오후 4시55분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에서는 새 코너 '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이 마침내 베일을 벗고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회에선 강호동 윤종신 유세윤 김현중 김범수 윤시윤 유이 은혁 등 8명의 멤버가 베트남 현지인들의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맨발로 나섰다.
방송 전까지 어떤 기획 의도나 진행방식에 대해 드러내지 않았기에 왜 이들이 베트남으로 떠났으며, 그곳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졌다. 공개된 첫 미션은 다름 아닌 '24시간 동안 평범한 베트남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하라'는 것. 무엇보다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한다'는 문구가 멤버들을 놀라게 했다.
멤버들은 공항에서 강호동 김범수 김현중 유이, 윤종신 유세윤 윤시윤 은혁으로 팀을 나눠 각각 사막과 바다가 공존하는 무이네와 베트남 최후의 왕조 도읍지였던 관광지 후에로 떠났다. 이들은 현지인의 일일 평균수입을 똑같이 벌기 위해 대나무를 엮어 만든 전통 배 퉁을 타고 바다로 나섰고, 자전거 인력거인 씨클로에 손님을 태우고 뜨거운 태양 아래 거리를 질주했다.
첫 회 방송은 이처럼 시청자들이 '맨친'이 어떤 기획의도를 지닌 프로그램인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공개된 '맨친'은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다큐와 예능이 조화된 형식을 선보였다. 기존 야외 버라이어티가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현지 체험도 게임을 통해 벌칙을 수행에서 간접적으로 보여줬다면, '맨친'은 베트남 현지의 모습과 그곳에서 24시간 자급자족에 나선 멤버들의 행동을 담담한 시각으로 전달하며 관찰 예능의 양상을 보인 것.
그러나 새로운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는 다소 아쉬움을 안겼다. 현지의 명소를 찾아 제작진의 도움없이 멤버들끼리 자급자족한다는 구성은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정글의 법칙' 등을 연상케 해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다만 색다른 멤버들의 조화와 낯선 베트남 현지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형식은 호평을 얻었다.
리더 격인 강호동은 소통이 어려운 현지에서도 변함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몸으로 부딪혀 멤버들을 이끌었다. 열정적으로 미션에 임한 윤시윤과 엉뚱한 매력을 발산한 김현중,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한 김범수 등 색다른 조합으로 뭉친 멤버들의 강점이 첫 회부터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무이네의 레드샌드와 후에의 카이딘 왕릉 등 현지의 명소들을 보여주며 아름다운 풍경을 전달함과 동시에 그곳에서 고기를 잡고 씨클로를 끌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모습, 이들의 하루 평균 수입과 식생활 등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전달했다.
이날 방송은 겉핥기식 여행이 아니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하루 동안 온전히 베트남 사람으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제작진은 어디로 가는지 어떤 촬영을 하는지 비밀로 하면서 출연자들이 미리 준비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야말로 맨발로 부딪히게 했다.
'맨친'은 앞서 예고편에서는 '참 행복을 찾기 위한 맨발의 여정'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에서 어떤 도움도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하며 그곳 사람들의 삶에 녹아드는 과정, 언어를 뛰어넘어 땀과 웃음을 나누는 멤버들이 어떤 시청자들에 참 행복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맨친' 한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첫 회는 멤버들에 대한 소개와 만남, 그리고 베트남에 막 도착해서 현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본격적인 맨발의 여정은 2회부터 펼쳐질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날 '맨친'이 첫 방송한 가운데 '일요일이 좋다'는 11.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전주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맨친'이 기대했던 만큼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시청률 하락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베트남 편은 3회 분량으로 오는 5월5일까지 전파를 탄다. 3회 동안 기존 야외 버라이어티와 확실하게 차별화 되는 메시지와 멤버들의 캐릭터가 드러나야 '맨친'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막 베일을 벗은 '맨친'이 과연 이 여정을 통해 선사하고자 의도했던 감동이 있는 웃음과 진정성을 통한 공감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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