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28기 개그맨 송인화입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인사부터 한다. 선배님이라니? 기자는 개그맨은 아니다. 송인화(25)는 "얼마 전에 전화기를 잃어버렸다"며 "선배님들의 전화에 행여 실수할까봐 인사부터 한다"고 설명했다. 2005년 영화 '투사부일체'로 데뷔, 올해 KBS 28기 공채 개그맨시험에 합격하며 개그우먼 전향한 송인화는 바짝 '군기'가 들어있었다.
송인화는 배우 출신이다. '투사부일체' 등 영화와 '반올림3', '코끼리', '리틀맘 스캔들', '괜찮아 아빠딸', 갈수록 기세등등', '판다양과 고슴도치'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활동해왔다. 그러다 개그맨 시험에 응시, 단 한번 만에 합격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KBS 개그우먼이 됐다. 지난 9일 KBS 2TV '개그콘서트' 700회 특집으로 첫 신고를 했다. 방송 직후 주요 포털 검색어 1위를 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그는 대체? 왜? 개그맨이 됐을까.
"원래 어렸을 때부터 개그 욕심이 있었어요. 연기할 때도 캐릭터들이 저와 비슷했거든요. 그래서 웃기려고 하다가 혼난 적도 많아요. 감독님들이 '넌 대체 왜 연기하면서 웃기려고 하느냐'고 혼 많이 내셨어요(웃음). 제 끼를 발산하는데 드라마와 영화도 좋았지만 결국은 개그라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개그맨에 도전하게 됐어요."
송인화는 "평소에 개그맨들은 천재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며 "그래서 '내가 과연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 망설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친언니와 함께 '개그에 도전하자'는 결의를 했다. 개그우먼 김지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지혜는 그와 그의 친언니에게 "진심이라면 시험접수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 조언을 들은 날이 마침 28기 KBS 공채 개그맨시험 접수 마지막 날이었다.
"운이 좋았죠. 시험접수 후에 김지혜 선배님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한 번에 덜컥 합격을 한 거예요. 아쉬움이 있다면 함께 도전했던 친언니는 2차 시험에서 탈락하고 말았어요. 언니가 탈락 후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힘들어도 꾹 참아라, 내 몫까지 다해달라'면서 용기를 주고 갔어요."
송인화는 '개그콘서트' 700회 특집 '개콘스타 KBS' 코너에서 28기 동기들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167cm의 키가 돋보이는 춤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사람들 많은 무대에 선 게 처음이었어요. 떨리고 신기했죠. 그리고 저는 몰랐는데 다음 날 선배님들이 '인화야 네가 검색어 1위다'라고 하는 거예요. 가문의 영광이죠.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행복합니다."
연기자의 길을 포기한 아쉬움은 없을까.
"그런 건 없어요. 이게 나의 길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몸은 조금 힘들지만 저랑 모든 게 잘 맞는 거 같아요."
송인화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말과 "행복하다"는 말을 계속했다. 진심으로 그 행복이 느껴졌다.
"연기를 수년간 해왔지만 개그 연기와는 전혀 달라요. 배운다는 자세로 매일같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이 자리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너무 행복합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