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맨 윤형빈과 김영민은 요즘 KBS 2TV '개그콘서트'가 아닌 소극장에서 개그 공연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윤형빈 소극장에서는 윤형빈이 '쑈의 달인 윤형빈'으로 4개월 만에 개그 무대로 복귀했다. 이날 오후 3시 공연을 시작으로 오후 5시, 7시 등 총 세 번의 공연이 진행됐다. 토요일이었지만 3회 모두 객석에는 관객들로 빈틈이 없었다.
윤형빈과 김영민은 '윤형빈 소극장'이란 이름의 소극장을 운영 중이다. 두 사람은 올해로 3년 째 부산 시민들과 개그 공연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윤형빈의 소극장'은 약 1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공연장이다. 규모는 작지만 이들의 개그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부산 시민이 매회 찾아오고 있다. 덕분에 이들의 공연은 대부분 매진에 가까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웃음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개그맨이 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을 것"이라는 윤형빈은 "방송이 아닌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통해 받는 기운이 개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지방에 계신 분들에게도 개그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사실 서울에서 이 정도 규모의 소극장을 운영하려면 재정적으로 어려움도 있어서 지방에서 소극장을 열게 된 이유도 있다"며 부산에서 공연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영민은 "'웃음,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는 생각입니다. 개그 공연 역시 일부 사람들에게만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개그 공연이 집중된 서울보다 지방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 부산을 시작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공연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형빈과 김영민은 '개그콘서트'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하지만 이들은 올해 10년 째 만나고 있는 절친한 사이다.
김영민은 "윤형빈 선배님과는 '개그콘서트'에서는 이렇다 할 인연은 없었다"며 "하지만 2008년 '폭소클럽2'를 비롯해 여러 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다. 알고 계신 분들이 많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개그콘서트'가 아닌 부산 소극장에서 개그 하는 이유?
두 사람은 '윤형빈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개그를 향한 열정은 더욱 커져만 간다고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이들이 TV 밖에서 공연을 고집하는 이유는 '자유로운 개그'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와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개그 공연은 다르다"는 김영민. 그는 "'개그콘서트'가 방송 심의 규정으로 인해 개그에 제약이 있다"며 "하지만 공연장에서 하는 개그맨들의 공연은 방송에 얽매이지 않는다. '개그콘서트'에서 볼 수 없는 개그가 여러 소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코미디 몬스터19'에서 주연을 맡아 방송에서 볼 수 없는 19금 개그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민에 따르면 이 공연 또한 부산 시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19금 개그는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쑈의 달인 윤형빈'으로 개그 공연에 복귀한 윤형빈. 그는 지난해 '윤형빈 쇼'로 개그 공연 성공을 거뒀다. 이 공연은 54회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는 '쑈의 달인 윤형빈'이라는 타이틀의 공연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웃음을 선물한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개그 무대에 복귀한 그는 "본업인 개그맨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며 "공연은 개그맨의 힘이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새로운 개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도 좋은 공연으로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윤형빈과 김영민은 올 하반기에는 '개그콘서트' 복귀도 꿈꾸고 있다. 2012년 6월 '희극지왕 박성호' 이후 '개그콘서트'에 등장하지 않는 김영민은 "'개그콘서트' 복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재능 있는 후배들이 많아졌다. 제가 복귀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할 수 있지는 않다. 경쟁력 있는 코너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지금은 공연이 있기 때문에 당장 '개그콘서트'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영민이 말처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복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공연을 통해 내공을 쌓아 복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윤형빈 소극장, 부산 명소가 될 것"
'개그콘서트'가 아닌 소극장에서 꾸준히 개그 열정을 이어가고 있는 윤형빈과 김영민. 두 사람은 이제 부산이 유명 인사가 됐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한 20대 여성은 "'윤형빈 소극장'은 2년 사이에 부산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부산을 찾는 경남 지역 사람들이 한 번 즈음은 들려봐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단골 관객 중 한 명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매주 찾아오는 관객도 있는 것으로 안다. '윤형빈 소극장'의 장점은 규모는 작지만 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개그맨들의 공연을 직접 체험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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