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이경규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이경규는 17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에서 딸 이예림과 함께 고인이 된 아버지의 생신을 맞아 납골당을 찾았다. 이와 함께 방송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눈물까지 보여 다른 출연자들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경규는 돌아간 아버지에 대해 초반엔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이예림이 "아빠는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있냐"고 묻자 이경규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서울로 와서 아빠도 할아버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이경규는 "할아버지가 6.25 참전 용사"라며 "헌병이었고, 영어를 잘해서 전쟁 끝나고 미군부대를 30년 다녔다"며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꺼냈다. 이경규는 "할아버지는 미군이 뽑은 가장 성실한 한국인으로 기사까지 났다"며 "영어 일본 다 잘하시고, 술도 잘하시고. 그 술이 너한테까지 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할아버지가 미남이셨다"며 "아빠 얼굴엔 할아버지가 안 떠오를 것"이라고 자랑했다.
20년 동안 중풍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보인 약한 모습에 마음아파 하기도 했다.
이경규는 "할아버지가 나한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몰래카메라'를 하면서 인기가 막 올라갈 때 할아버지가 쓰러졌다. 그때 고맙다는 말을 참 많이 하셨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이어 "아버지와 전 진정성은 잘 아는데 그걸 대화하거나 그러진 않았다"며 "나이 들고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왜 자꾸 아들한테 고맙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경규를 보면서 조재현은 "경규 형꺼 보면서 처음으로 찡하다"며 뭉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경규의 딸 이예림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분위기가 진지해지자 이경규는 "할아버지는 훌륭한 분"이라며 "아빠도 그 정도 훌륭할 꺼야"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하지만 납골당 안에 들어서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경규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가끔 꿈에 보일 때가 있다"며 "꿈에선 일어나 있다. 한 20년 동안 서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꿈에 나타나서 저랑 서서 얘기하는데 그런 꿈을 꿀 때가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이경규의 모습에 조재현 등 다른 아빠들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이예림은 "있을 때 잘하라는 말처럼 최대한 부모님께 후회 없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떨어뜨렸다.
이경규는 예능인답게 방송에서 항상 유쾌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경규 역시 "방송에서 운 적이 거의 없다"며 "아버지 때문에 2번 울었고, 한 번은 2002년 월드컵 때 울었다"고 설명했다. 이경규의 의외의 눈물과 함께 진한 부성애,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그려지면서 진한 감동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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