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충남 보령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이 재조명됐다.
3일 방송된 KBS 2TV '스모킹건'에서는 2009년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사망한 노부부의 '보령 청산가리 살인 사건' 비하인드가 밝혀졌다.
2009년 4월 30일,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 공명훈 씨와 아내 김금순 씨 부부는 특별한 지병도 없이 한날 동시에 숨을 거뒀다. 노부부가 사망하기 하루 전, 아랫집에서 살던 77세 박혜자 씨 역시 숨진 채 발견됐다. 16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에서 연달아 세 명이 숨을 거두자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전병화 보령경찰서 수사과 형사는 "그는 하룻밤 사이에 세 명을 살해했다. 누구보다 치밀하고 교묘했다. 또 뻔뻔했다"며 "범인이라는 걸 증명하기까지 반년이나 걸릴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현장은 수상한 점 투성이었다. 집안에는 기물이 파괴돼 있거나 몸싸움이 벌어진 흔적이 전혀 없었다. 또 부부는 모두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고 양말까지 신은 상태라 잠을 자다가 사망했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경찰은 부부의 입에 소량의 혈흔이 묻어있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집안에는 독극물로 보이는 그 어떤 약이나 포장지는 보이지 않았다. 부검 결과 세 사람의 사인은 모두 청산가리에 의한 청산염 중독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을 살피던 경찰은 노부부의 집 아궁이 앞에 구겨져 있던 신문지에서 뜻밖의 단서를 찾았다. 신문지에는 "나물캐러 와다가 들려더니 안계서서 돌아가며 피로회복제 두어개 놓고 가오. 다음에 들리게소"라는 맞춤법이 틀린 메모가 적혀있었다. 노부부의 집 마루에는 빈 드링크 병 두 개가 놓여있었다. 모두가 피로회복제 안에 청산가리가 들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국과수 감식 결과 청산염은 검출되지 않았다.
MC 이지혜는 "청산가리가 들었을 걸로 의심되는 피로회복제는 현장에 없던 상황인데 어떻게 된 일이냐"며 의문을 드러내 궁금증이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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