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셰프가 탈락과 부활, 쫄깃한 두 번의 동점, 절친 샘킴과의 맞대결로 쓴 '흑백요리사2' 서사에 대해 말했다.
최근 정호영 셰프는 스타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이하 '흑백요리사2')와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며 막을 내린 '흑백요리사2'는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불꽃 튀는 요리 계급 전쟁으로, 정 셰프는 백수저 셰프로 출연해 활약했다.
정 셰프는 JTBC 요리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 실력은 물론, 예능인 못지않은 입담과 예능감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스타 셰프인 그가 '흑백요리사2'를 통해 다시 한번 보여준 요리에 대한 열정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기에 충분했다.
정 셰프는 출연 소감을 묻자 "요즘 시장이나 길을 가면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젊은 친구들도 '슈퍼패스 셰프님'이라고 하면서 많이 알아봐 주신다. 확실히 시즌 1 때보다 훨씬 더 넓은 층에서 사랑을 주시는 것 같다. 무엇보다 제가 요리할 때의 진지한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아주 기쁜 마음"이라고 답했다.
◆ 일대일 대결에서 절친 샘킴 셰프 상대로 승리, 미안함에 웃지도 못해
정 셰프가 운영 중인 일식당 '카덴'은 긴 웨이팅을 견디고서라도 맛 봐야 하는 인기 식당이다. 원래도 인기가 많았지만 '흑백요리사2' 출연 이후 매출이 1.5배 이상 오를 만큼 정 셰프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셰프는 "방송에서 말씀드린 대로 매출이 1.5배 정도 늘었는데 사실 매출보다도 손님들의 기다림을 볼 때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면서 "멀리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오픈 전부터 줄을 서 계시는 모습을 보며 '더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해야겠다'는 다짐을 매일 하고 있다"고 손님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앞서 정 셰프는 '흑백요리사1'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후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으로부터) 막상 연락이 없으니 조급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그렇다면 정 셰프는 제작진이 시즌2에서도 자신을 찾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질문을 받은 정 셰프는 "아마도 제가 가진 '유쾌함'과 '진지함' 사이의 간극을 제작진분들이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일식이라는 장르가 대중적이지만 경연에서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함과 섬세함이 동시에 필요하다 보니 저를 믿고 다시 찾아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제 입으로 '연락 안 와서 조급했다'고 말하긴 했지만 막상 연락을 받았을 때는 고민보다 '드디어 왔구나!' 하는 반가움이 컸다"면서도 "'이미 방송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요리 실력에서 실망을 드리면 어쩌나' 하는 본질적인 압박감은 일말의 고민으로 남아 있었다"고 털어놨다.
출연을 결심하며 세운 자신만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셰프라면 누구나 우승을 꿈꾸겠지만 저의 진짜 목표는 '정호영이라는 요리사가 예능뿐만 아니라 주방에서도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었다. 순위로는 그래도 '톱8' 안에는 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냉부해' 원년 멤버인 샘킴 셰프와의 케미스트리도 폭발적이었다. 2인 1조 팀전 도중 정호영 셰프의 "아, 누가 (믹서기를) 누르고 있으면 좋겠다"는 혼잣말을 들은 듯 다음 장면에서 샘킴 셰프가 믹서기를 도맡은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이들이 예상치 못하게 일대일 라이벌이 되어 경쟁을 벌여야 했던 미션에서는 보는 이들마저 상황의 잔인함을 느낄 정도였다.
정 셰프는 샘킴 셰프와 관계에 대해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사이"라고 애틋함을 표한 뒤 "마주 보고 섰을 때 정말 묘하고 미안했다. 이기고 나서는 기쁨보다 미안함이 커서 제대로 웃지도 못하겠더라. 하지만 샘킴이 진심으로 축하해 줘서 힘을 낼 수 있었다. 나중에 따로 진하게 술 한 잔하며 회포를 풀었다"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정 셰프는 이번 출연으로 인해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새롭게 깨달았을까. 그는 "요리에 대한 '초심'인 것 같다. 수십 년 요리를 했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 연차인데 다시 신인처럼 떨리고 절실했던 그 감각이 저에게는 가장 큰 수확이었다. 요리는 역시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요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안성재 슈퍼 패스로 부활한 저력의 셰프
'흑백요리사2'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서사를 보여준 출연자 중 한 명이 바로 정 셰프다. 일대일 흑백대전에서 탈락한 뒤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의 슈퍼 패스로 다시 부활했으며, 팀전에서는 '냉부해' 소울메이트 샘킴 셰프와 라이벌 미션을 펼쳤다. 이에 더해 요리 천국, 요리 지옥을 다 맛본 뒤 톱4로 경연을 마무리 지었다.
정 셰프는 "안성재 셰프님의 슈퍼패스로 살아났을 땐 정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다"며 "샘킴 셰프와는 워낙 각별한 사이라 마음이 무거웠지만, 승부의 세계니 어쩔 수 없지 않나. 경연을 톱4로 마무리한 것은 충분히 만족한다. 물론 조금 더 올라갔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좋은 동료들과 끝까지 멋진 승부를 펼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흑수저 서울엄마와 대결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포항 아귀를 주제로 진행한 대결에서 두 번의 일대일을 기록했다. 당시 심경이 어땠는지 묻자 정 셰프는 "때 정말 심장이 입 밖으로 나오는 줄 알았다"고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아귀라는 재료가 쉽지 않았는데 심사위원 두 분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걸 보면서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안도감과 동시에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는 간절함이 폭발했던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또한, 흑백 대전 탈락 당시와 슈퍼 패스로 부활한 당시 심정에 대해서는 "탈락했을 때는 '아, 여기까지인가 보다' 하고 덤덤하려 애썼지만 속으론 참 쓰라렸다. '더 보여줄 게 많은데'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슈퍼패스로 제 이름이 불리는 순간, 다시 요리사로서 생명을 얻은 기분이었다. 그 기회를 준 안성재 셰프님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라운드부턴 정말 죽기 살기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아귀 대결에서 사용한 100만 원짜리 아귀 거치대도 화제를 모았다. 현재 해당 거치대의 행방을 묻자 정 셰프는 "지금도 매장에서 아주 소중히 모셔두고 있다. 가끔 아귀 요리가 나갈 때나 특별한 퍼포먼스가 필요할 때 실제 사용하곤 한다. 볼 때마다 그때의 쫄깃한 긴장감이 떠오르는 저만의 훈장 같은 도구다"고 설명했다.
'흑백요리사2' 우승자는 최강록 셰프, 준우승자는 요리 괴물 이하성 셰프다. 정 셰프는 동료들과 함께 결승전이 열리는 현장을 찾아 응원을 보탰다.
정 셰프는 결승전 직관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지 묻자 "셰프라면 누구나 그 자리를 탐내지 않겠나. '저 자리가 내 자리였다면' 하는 생각이 1%도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다. 하지만 결승에 오른 두 분의 요리와 철학을 옆에서 지켜보니 박수가 절로 나왔다. 저는 그저 그 뜨거운 열기를 즐기며 두 분을 진심으로 리스펙트했다"고 최강록, 이하성 셰프를 비롯해 함께 경연을 펼친 동료들에 대한 애틋함을 표했다.
최강록 셰프와는 세계적인 요리 명문 일본 츠지조리사전문학교 선후배 사이다. 그의 우승을 보며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정 셰프는 "최강록 셰프는 학교 후배지만 배울 점이 참 많은 친구"라며 "자기만의 요리 세계가 확고한 친구라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역시 츠지가 잘하네!' 하는 자부심도 은근히 느껴져서 선배로서 아주 뿌듯했다"고 오랜 인연인 최강록 셰프에 대한 각별함을 드러냈다.
◆ '냉부해'는 고향 같은 프로그램, 요리 안 했다면 회사 다니는 맛집 부장님일 듯
정 셰프는 '냉부해'의 의미에 대해 "지금의 정호영을 있게 해준 고향 같은 곳"이라며 "요리사가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다시 부활한 '냉부해'는 저에게 있어 '첫사랑'을 다시 만난 것 같은 설렘"이라고 밝혔다.
또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도 출연하며 특유의 예능감을 뽐내고 있는 정 셰프. 본업인 요리 아닌 방송인, 예능인으로 비춰지는 일부 시선에 대한 고민은 없을까.
이에 대해 정 셰프는 "방송인으로 불리는 게 나쁘진 않지만 저는 늘 '요리하는 정호영'이 뿌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송 촬영이 없는 날은 무조건 매장 주방을 지키려 노력한다. 주방에서의 중심이 흔들리면 방송인 정호영도 의미가 없다는 걸 항상 명심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정 셰프는 '만약 요리를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질문에 진심 어리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아마 운동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승부욕이 좀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평범한 직장인이었겠지만, 아마 거기서도 점심 메뉴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고민하는 '맛집 부장님'이 되어 동료들을 이끌고 있었을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정 셰프는 세계적인 요리 명문 일본 츠지조리사전문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해 스시 카덴, 우동 카덴, 로바다야 카덴을 운영 중이다. 창업 초기 재정적 고충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가지게 된 요리 철학, 삶의 철학에 대해서도 물었다.
정 셰프는 "초기에는 빚도 많고 잠도 못 잘 만큼 힘들었다. 그때 깨달은 건 '포기하지 않고 진심을 다하면 손님은 결국 알아준다'는 단순한 진리였다. 제 요리 철학은 '즐거움'이다. 만드는 제가 즐거워야 그 에너지가 손님에게도 전달되어 행복한 한 끼가 된다고 믿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지금 운영하는 카덴을 더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해외에 한국 스타일의 일식을 알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제 우동과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요리 욕심을 내비쳤다.
'흑백요리사2' 결승전 주제는 '나를 위한 요리'였다. 그렇다면 정 셰프는 자신만을 위한 요리로 어떤 것을 내어주고 싶을까.
질문을 받은 그는 "저는 정성스럽게 끓인 '미역국과 갓 지은 솥밥'을 만들고 싶다. 화려한 요리를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결국 나를 가장 깊게 위로해 주는 건 가장 기본이 되는 따뜻한 집밥이더라. 고생한 저 자신에게 '수고했다, 정호영'이라고 말해주며 천천히 먹고 싶다"고 답했다.
'흑백요리사2'의 의미도 남다르다. 정 셰프는 "('흑백요리사2'는) 제 요리 인생에 있어 뜨거운 '여름' 같았던 시간이다. 가장 치열했고, 가장 땀을 많이 흘렸으며, 그만큼 찬란하게 기억될 페이지일 것"이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정 셰프는 뜨거운 성원과 큰 사랑을 보내 준 시청자들에게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방송을 통해 유쾌한 웃음도 드리겠지만 언제나 주방에서 땀 흘리며 최고의 맛을 고민하는 '셰프 정호영'의 모습도 잃지 않겠다. 앞으로도 맛있는 요리로 보답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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