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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한 모에도 지구를 생각한다' 풀무원 음성공장 가보니 [현장]

발행:
김혜림 기자
/사진제공=풀무원
/사진제공=풀무원

콩을 불리고, 갈고 굳혀 만드는 두부 한 모, 식탁에서 젓가락으로 툭 집어 올리면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식재료지만, 그 뒤에는 사람과 기술, 그리고 지구 환경까지 생각하는 48시간의 긴 여정이 숨어 있다.


지난 25일 기자가 찾은 충북 음성의 풀무원 두부공장은 그 여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살아 있는 'ESG 현장 교과서'였다. 공장에 들어서자 은은한 콩 향기와 함께 무인 설비들이 쉼 없이 움직이며 두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람의 손길은 최소화됐지만,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두부는 오히려 사람과 자연에 더 친화적이었다.


/사진=김혜림 기자

풀무원 음성 두부공장은 하루 최대 30만 모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두부 공장이다. 5000평이 넘는 넓은 공장 부지에서 24시간 내내 생산라인이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히 대규모 생산 공장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친환경 설비로 무장한 '지속가능한 식품 공장'이다.


공장 내부 곳곳에는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설치돼 있다.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이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100% 재활용돼 사료나 퇴비로 다시 쓰인다.


두부의 출발점은 콩이다. 음성 공장에 들어오는 콩은 600여 가지 항목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해야만 생산 라인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콩의 크기, 수분 함량, 농약 잔류 여부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검사를 통과한 콩은 총 3번 세척된 뒤 12시간 이상 물에 불린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은 다단계 여과와 순환 시스템을 통해 일부 재사용돼 물 낭비를 줄인다. 세척하는 과정에서 거의 불순물이 나오지 않는 마지막 세척수는 다시 다음 세척과정 첫 세척수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난 2023년 연간 2447톤의 용수를 절감했다.


/사진=김혜림 기자

세척된 콩은 전통 맷돌 방식을 재현한 저속 분쇄기로 곱게 갈아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회수해 공장 난방과 온수 공급에 활용한다. 콩물을 끓이고 내부 온도를 유지할 때 쓰는 보일러도 우드펠릿 보일러와 태양광을 함께 활용한다.


고온에서 가열된 콩은 두유와 비지로 분리한다. 분리된 두유는 천일염에서 추출한 간수로 응고시켜 순두부를 만든 후 눌러 네모난 판두부로 만들어지며 비지는 동물 사료 등으로 재사용된다.


네모난 판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풀무원의 자원 절약이 눈에 띈다. 과거에는 두부를 네모 모양으로 자르기 위해 판모틀을 사용해 세척 시 세척수가 많이 들었다고한다. 그래서 현재는 두부를 길게 뽑아 낸 후 길이에 맞춰 잘라내는 방식으로 설비를 교체해 전체 물 사용량을 세척수 사용량의 3분의 1로 줄였다고한다.


풀무원의 꼼꼼함은 포장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필름 포장 이후에는 금속·X-ray·화상검사까지 3단계 이물 검사가 진행된다. 지난 2018년부터 도입된 무인 화상 검사 시스템은 완성된 두부의 외관, 형태, 불량 여부를 자동으로 식별한다. 예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눈으로 검수했지만, 지금은 카메라와 AI 알고리즘이 24시간 빠짐없이 품질을 확인한다.


이렇게 두부가 완성되면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포장된다. 잉크 사용량을 최소화한 친환경 인쇄 방식으로 라벨을 붙이고, 보존제를 쓰지 않은 살균·냉각 과정을 거쳐 미생물 안전성을 확보했다. 두부를 담는 용기도 요철 구조로 변경, 플라스틱 사용량을 8.6% 줄였다. 배송 시에도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2023년 식품업계 최초로 수소 전기트럭을 도입했다.


생산을 마친 두부는 공장에서 10분 거리의 음성 스마트물류센터로 이동한다. 음성 스마트물류센터는 연면적 4만2000㎡ 규모의 3층 건물로 냉장,냉동 전용 공간을 갖춘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시설이다. 풀무원 음성 물류센터는 국내 최초로 HACCP 인증을 획득했으며 올해는 냉장 HACCP 인증을 연장했다.

/사진=김혜림 기자

이곳에서는 '당일 입고·당일 출고' 원칙으로 전국 매장에 두부를 보낸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는 수천 개의 박스가 소터(Sorter)와 젠트리 로봇을 통해 자동 분류 시스템을 거쳐 목적지별로 정확하게 나뉜다. 입출고 또한 도킹 시스템을 통해 상온 노출을 원천 차단한다. 모든 차량에는 온도 기록계가 설치돼 배송 중에도 5℃ 이하 냉장 상태를 유지한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온도 이상 발생 시 즉시 관제실과 운송업체에 알림을 보내 신선도를 지킨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재고를 줄여 탄소 배출량까지 낮춘다.


생산에서 포장, 유통, 운송까지 모든 과정에서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풀무원의 ESG 원칙을 지켜보며 식탁 위의 두부 한 조각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48시간 동안 쌓인 정성, 기술, 그리고 환경을 위한 약속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무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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