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사」 =인테리어를 구한 사람들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제로 제작하는 '맞춤 정장'처럼 고객 한 분, 한 분의 생활 방식과 취향에 맞춰 딱 맞는 옷처럼 공간을 설계해 드립니다."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홈씨씨'의 우수 파트너 유준식'식군스인테리어' 마스터는 몰딩 하나, 요리 동선 하나까지 '찐' 맞춤형 인테리어를 설계하는 인테리어 전문가다. 경남 양산시에서 맞춤 정장처럼 딱 맞는 공간을 만드는 유준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인테리어의 매력은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점
Q.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아버지 영향이 컸습니다. 아버지께서 30년 넘게 인테리어 일을 해오셨는데, 손재주도 좋고 기술도 뛰어나셨어요. 하지만 일은 잘해도, 그걸 알릴 줄 몰라서 답답해하셨죠. 견적 문의가 와도 일정 조율이나 고객 응대 같은 대응이 잘 안되다 보니, 좋은 기술을 갖고도 기회를 놓치곤 하셨어요. 그걸 보면서 '내가 뭔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아버지 일을 거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자재 주문이나 일정 조율처럼 단순한 일부터 맡았어요. 그러다 현장을 계속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설계, 마감, 고객 상담까지 하게 됐고, 특히 아버지에게 부족한 홍보나 전산 관리, 고객 커뮤니케이션 쪽은 제가 주도적으로 맡았죠. 물론 쉽진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현장 경험이 풍부하신 만큼 고집도 있으셨거든요. "그렇게는 안 된다", "요즘은 달라졌다" 하는 식으로 서로 의견이 부딪치는 경우도 많았죠. 처음엔 저도 감정이 상해서 따로 나와서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아버지와 치열하게 싸우고 설득했던 시간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지금은 동생과 함께 11년째 '식군스인테리어'를 운영하면서, 아버지와도 현장에서 서로 크로스 체크하는 완벽한 파트너가 됐습니다.
Q. 인테리어를 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매력을 느꼈나요?
A. 인테리어의 매력은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지고,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때로는 가족의 관계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경험하면서 제 일에 대한 자부심이 커졌어요. 기억에 남는 현장이 하나 있어요. 오래된 아파트였는데, 사춘기 자녀를 둔 한 어머님이 저희에게 리모델링을 맡기셨죠. 상담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딸아이가 "엄마, 우리 집이 창피해서 친구 초대를 못하겠어"라고 말했다고요. 말씀하실 때 표정이 많이 안 좋아 보이셨어요. 혹시 이 집을 바꾸는 게, 마음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싶어 더 신경 써서 작업했죠. 밝은 톤의 자재를 사용하고, 조명 위치도 바꾸고, 무엇보다 딸아이의 동선을 고려해서 방 구조도 조정했어요. 그리고 며칠 지나 그 고객분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대표님, 딸아이가 방을 보더니 예쁘다면서 정말 오랜만에'엄마 고마워'라는 말을 했어요." 그 말을 듣는데 저도 울컥했죠. 집이라는 공간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또 그 고객님께서 웃으시면서"돈 많이 벌어서 꼭 다시 의뢰 드릴게요"라고 하셨을 때, 이 일이 단순히 인테리어가 아니라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다시금 확신하게 됐습니다.
■ 맞춤 정장처럼 꼼꼼하게
Q. 인테리어 상담 방식이 굉장히 디테일한 편이라고요.
A.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제로 제작하는 '맞춤 정장'처럼 고객 한 분, 한 분의 생활 방식과 취향에 맞춰 딱 맞는 옷처럼 공간을 설계해 드립니다. 매뉴얼대로 쭉 설명하고 끝나는 방식은 지양하고, 디자인 미팅을 평균 5번 정도 진행합니다. 고객님의 일상 루틴, 가족 구성원 수, 연령대는 기본이고요, 하루 식사 횟수는 물론 조리 동선, 테이블 위치, 의자 간격까지 전부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혼밥을 자주 하시는1인 가구 고객님께는 식탁이 아닌 아일랜드 키친 겸 테이블 구조로 제안한 적도 있었고요.
요리를 자주 하시는 분은 조리대 폭이나 수납 동선을 아주 중요하게 보시기 때문에 미리 몇 가지 안을 드리고 선택지를 좁혀 가기도 해요. 반대로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색감이 너무 튀지 않도록, 아예 벽면 컬러를 정해서 드리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랐을 때도 어색하지 않도록 고려하는 거죠. 고객분들 중에는 이 정도까지 세세하게 물어보는 업체는 처음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Q. 인테리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
A. 식군스인테리어의 강점 중 하나가 '크로스체크 시스템'입니다. 흔히 현장을 책임지는 소장이1명 정도 있는 게 일반적이라면, 저희는 여러 명이 각각 다른 시간에 가서 디테일을 체크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아요. 저희는 전 직원이 크로스체크를3번 이상 한 후예야 비로소 마감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무직 직원들도 마감 현장에 함께 투입됩니다. 도배 상태나 몰딩 마감, 이음새 접합 부위, 시트지 들뜸 여부, 이물질 오염 등 육안으로 보이는 모든 요소를 전수 검사하는데, 현장을 계속 보고 있던 사람은 오히려 익숙함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이때 사무직 직원들이 "이건 왜 이렇게 돼 있죠?" 하고 짚어주면, 의외의 사각지대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장에 익숙하지 않은 눈이라 오히려 고객의 시선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남성과 여성, 20대와40대의 시선이 서로 다르니까 마감 날엔5~6명이 함께 현장을 돌며 마지막까지 작업을 확인합니다.
Q. 완성도 있는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자재 선택도 중요할 텐데요.
A. 특히 창호는 한 번 시공하면 오랜 기간을 써야 하는 자재이다 보니, 작은 하자 하나도 굉장히 중대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현장에서 시공해 본 경험으로 봤을 때 품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는 KCC글라스의 '홈씨씨 윈도우' 시리즈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인 '홈씨씨 윈도우ONE 빌라즈'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두 번 코팅된 고단열 더블로이(Double Low-E)유리가 적용돼 있어서 겨울철 단열, 여름철 자외선 차단에 탁월하거든요. 또 하나 강조하는 건 프레임 설계예요. 양면 듀얼 챔버 구조에 고강도 보강재까지 들어가 있어서 내구성과 디자인의 균형이 좋습니다. 정교하게 마감되는 느낌이 있어서 시공 후 완성도가 확실히 다르다는 피드백도 종종 받습니다. 실제로 저희 고객 중에서는 '다른 건 몰라도 다음에도 창호는 꼭 이 제품으로 하겠다'라는 분도 계셨죠.
■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조선백자' 같은 공간 만들고파
Q. 대표님이 만든 공간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였으면 좋겠나요?
A. 단순히 예쁘기만 한 공간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한두 해 지나면 질리고 마는 유행성 인테리어를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웃음). 그런데 고객분과 상담할 때 저희가 자주 드리는 표현이 하나 있어요. "조선백자 같은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고요. 처음엔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단아한 멋이 우러나오는 백자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머물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집, 그런 공간이 가장 이상적인 인테리어라고 생각해요. 마감재도 지나치게 튀는 패턴보다는 차분하고 오랜 시간 질리지 않을 색감을 추천해요. 10년 뒤에도 편안함을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디자인하고 시공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놀고, 부부가 나란히 앉아 차 한잔 마시며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면, 그게 제겐 가장 큰 보람이에요. 그 집이 가족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일상을 만들어주는 배경이 되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A. 당장 많은 현장을 수주하거나 무리해서 업체를 키우는 것보다는 앞으로도 한 분 한 분 고객을 더 깊이 있게 만나고 싶어요. 저희가 작업한 공간을 오랫동안 좋아해 주시고, '다음에도 또 맡기고 싶다'는 말씀을 들을 때 가장 신이 나거든요. 얼마 전에는 인테리어 공사 안내문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여놨는데, 지나가던 주민분이 "식군스인테리어 잘한다던데, 나중에 한 번 구경 가봐야겠네" 하시더라고요. 그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농담 삼아, 제가 지금껏 타본 엘리베이터 중 가장 비싼 엘리베이터였다고 말하곤 해요(웃음). 지금껏 해왔던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현장에서 계속 증명해 나가고 싶어요. 저희가 시공한 집을 통해 '여기 진짜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늘 지금처럼 깊이 있게 고객을 대하는 자세를 지키는 것, 그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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