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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변의 法대로] 49. '형사합의서' 현명한 작성 법

발행:
채준 기자
스타뉴스가 법 칼럼 '권변의 法대로'를 권용범 변호사와 함께 진행한다. 권용범 변호사는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범관련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연재되는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스타뉴스가 법 칼럼 '권변의 法대로'를 권용범 변호사와 함께 진행한다. 권용범 변호사는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범관련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연재되는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사진=ai생성

'피해자와의 합의'는 사건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다. 특히 실무 현장에서 변호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서류 중 하나가 바로 '형사처벌불원 합의서'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가 어떤 범죄에서, 어떤 시기에, 어떤 내용으로 제출되느냐에 따라 가해자의 법적 운명은 극명하게 갈린다.


사건을 종결시키는 '마법의 열쇠', 반의사불벌죄

모든 범죄에서 합의서가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가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조사를 받는 혐의가 바로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와 친고죄(親告罪)인 경우이다.

폭행, 협박, 명예훼손과 같은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국가가 더 이상 처벌할 수 없다. 수사 단계에서 합의서가 제출되면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며, 재판 단계라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야 한다. 모욕죄와 같은 친고죄 역시 고소 취소의 효과를 갖는 합의서가 제출되면 동일한 결과를 얻는다.

반면, 성범죄, 상해, 사기, 절도와 같은 범죄에서는 합의서가 제출되더라도 처벌 자체가 면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인정되어 형량을 대폭 감경받거나 집행유예를 끌어내는 결정적인 '양형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시기를 놓친 합의는 절반의 성공

합의서 제출에는 엄격한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법적으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부랴부랴 항소심(2심)에서 합의서를 제출한다면, 이는 양형에 참작될 수는 있어도 반의사불벌죄의 '공소기각' 효력을 발생시키지는 못한다. 즉, 전과가 남는 것을 막으려면 반드시 1심 선고 전에 승부를 보아야 한다.


/사진=ai생성

합의서에 반드시 담겨야 할 '핵심 내용'

단순히 '서로 화해했다'는 식의 모호한 문구는 위험하다. 법적으로 효력 있는 합의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정교하게 포함되어야 한다.


①사건의 구체적 특정: 언제 어디서 발생한 어떤 사건에 대한 합의인지 명확히 기재.


②처벌불원의 명시적 표현: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원만히 합의했다'거나 '선처를 바란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③부제소 합의(민·형사상 이의제기 포기): 향후 추가적인 손해배상 청구나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넣어 분쟁의 씨앗 완전한 제거.


④인적사항과 증명력 확보: 당사자의 신분증 사본이나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여 합의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피해자가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의식불명 등) 가족이 대신한 합의는 원칙적으로 효력 없다는 점 유의해야.



한 번 제출된 의사는 되돌릴 수 없다

많은 피해자가 간과하는 사실 중 하나는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불가역성'이다. 일단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합의서가 제출되었다면, 이후 합의금이 지급되지 않았거나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이를 철회할 수 없다. 따라서 가해자 입장에서는 합의금 지급과 동시에 합의서를 수령하는 것이 중요하며, 피해자 입장에서는 합의금 입금을 확인한 후 합의서를 건네주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합의는 단순히 금전적 보상을 넘어, 복잡한 형사 절차를 조기에 종결짓는 고도의 전략적 행위다. 조건부 합의의 위험성, 합의 주체의 적격성, 문구 하나가 주는 법적 무게감을 고려할 때 변호사의 세밀한 검토는 필수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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