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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미라 동굴' 최고 기록 깨졌다...더 오래된 벽화 인도네시아에서 발견[해외화제]

발행:
이윤정 기자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선사시대 동굴 벽화의 모습. 그리피스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 벽화는 약 6만 7800년 전의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암각화다. 2026.01.21. ⓒ AFP=뉴스1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선사시대 동굴 벽화의 모습. 그리피스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 벽화는 약 6만 7800년 전의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암각화다. 2026.01.21. ⓒ AFP=뉴스1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인근 섬의 동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가 발견되어 전 세계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 그리피스대학교와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공동 연구팀은 술라웨시 남동부 해안의 작은 섬 무나에 위치한 '리앙 메탄두노' 동굴에서 최소 6만 7800년 전에 제작된 손 스텐실 벽화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었다.


이 벽화는 동굴 벽에 손바닥을 대고 안료를 입에 머금은 뒤 불어내어 손의 음각 형태를 남기는 '스텐실' 기법으로 제작됐다. 특히 손가락 끝 윤곽을 일부러 길고 뾰족하게 변형시켜 동물의 발톱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연구를 공동 주도한 막심 오베르 그리피스대 교수는 "이런 스타일은 현재까지 술라웨시에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양식"이라며 "손가락 끝을 의도적으로 뾰족하게 재가공한 것은 단순히 손을 그린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변형시키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자인 아담 브럼교수는 "예술가들이 인간의 손을 동물의 발톱으로 변형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깊은 상징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알타미라보다 1100년 더 오래돼 "유럽 중심주의 뒤엎는 발견"


연구팀은 벽화 위에 형성된 광물질 층을 레이저 절제 우라늄 계열 연대 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 벽화가 최소 6만 78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포함해 네안데르탈인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동굴 벽화(약 6만 4000년~6만 6000년 전)보다도 1100년 이상 앞선 것이며, 같은 연구팀이 2024년 술라웨시 지역에서 발견했던 이전 최고(最古) 기록보다도 1만 5000년 이상 오래된 것이다.



이번 발견은 '인류 문명의 발상지는 유럽'이라는 기존 학계의 유럽 중심적 관점을 뒤집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아담 브럼 교수는 "많은 고고학자들은 오랫동안 약 4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프랑스와 스페인에 도착한 직후 동굴 벽화와 조각, 장신구 등이 동시에 등장한 것을 근거로 유럽에서 '정신적 빅뱅'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이번 발견은 인류의 인지적 각성이 유럽에서 시작됐다는 관점을 부정하는 새로운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이야기성을 지닌 예술을 포함한 '현대적 인간' 행동의 특성을 보고 있다"며 "이는 유럽 중심적 주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발견은 호주 대륙 최초 정착 시기에 대한 논쟁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의 아디 아구스 옥타비아나(Adhi Agus Oktaviana) 박사는 "술라웨시에서 이 그림을 그린 사람들은 이후 이 지역 전반에 퍼져나가 궁극적으로 호주에 도달한 더 넓은 인구 집단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계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약 5만 년 전 호주 대륙에 도달했다는 '단기 연대설'과 약 6만 5000년 전부터 정착했다는 '장기 연대설'이 대립하고 있는데, 이번 발견은 장기 연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리앙 메탄두노 동굴이 수만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예술 활동의 장소로 사용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막심 오베르 교수는 "일부 고대 벽화는 최대 3만 5000년 후에 다시 그림이 덧그려졌다"며 "이 동굴에서는 약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최성기까지 지속적으로 그림이 그려졌고, 긴 공백기를 거쳐 약 4000년 전 오스트로네시아어를 사용하는 최초의 농경민들이 다시 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이는 상징적 표현이 일시적이거나 고립된 혁신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유지된 지속 가능한 문화 전통이었음을 보여준다.


옥타비아나 박사는 2015년부터 무나섬 지역의 동굴에서 고대 인류가 남긴 손 스텐실을 찾아왔으며, 이번에 발견된 벽화는 말을 탄 사람과 닭을 그린 비교적 최근의 그림 아래 희미하게 숨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도네시아와 주변 섬들의 상당 부분이 아직 고고학적으로 탐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혹은 더 오래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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