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폭스바겐이 샤오펑(XPeng)의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인 'VLA 2.0(Vision-Language-Action 2.0)'을 전격 채택하며 자체 개발 대신 중국 솔루션 도입을 선택했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가 중국 기업이 개발한 고도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상용 모델에 그대로 도입하는 역사적인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샤오펑은 이를 통해 폭스바겐을 자사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의 첫 번째 상업적 고객으로 확보하며,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수준의 모빌리티 인공지능(AI) 솔루션 공급업체로 그 위상을 만들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인 VLA 2.0은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 엔드투엔드(End-to-End) 모델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을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기존 방식과 달리 시각 정보와 언어 처리, 그리고 행동 제어를 하나의 지능형 신경망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실제 도로 상황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마치 숙련된 인간 운전자와 같은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주행 판단이 가능하다. 폭스바겐은 이 솔루션을 통해 중국 시장용 전기차의 자율주행 성능을 단숨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현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파트너십은 2023년 7월 폭스바겐이 샤오펑 지분 약 4.99%를 인수하며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왔다. 초기에는 전기차 플랫폼 공동 개발에 집중했으나, 이후 공동 전기/전자(E/E) 아키텍처인 'CEA(China Electronic Architecture)' 구축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번 VLA 2.0 채택은 이러한 기술적 신뢰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라는 모빌리티의 핵심 두뇌 영역까지 전이되었음을 의미한다. 샤오펑은 오는 3월부터 출시되는 신규 모델과 올해 말 생산 예정인 로보택시에 VLA 2.0을 탑재할 예정이며, 폭스바겐 역시 이 지능형 솔루션을 자사 라인업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샤오펑은 최근 자율주행 조직과 스마트 콕핏 팀을 '일반 지능 센터(General Intelligence Center)'로 통합하며 AI 기술의 범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주행 기능과 차량 내 인적 인터페이스(HMI)가 동일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유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차량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지능체로 작동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응집력은 폭스바겐과의 협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양사는 초급속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합의를 통해 2만 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공동 조성하는 등 기술 공급을 넘어선 생태계 전반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폭스바겐이 샤오펑의 VLA 2.0을 선택한 것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방식으로는 따라잡기 힘든 AI 혁신의 속도를 외부 수혈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판단의 결과다. 샤오펑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브랜드인 폭스바겐을 통해 자사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범용성을 입증받음으로써,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 수출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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